여행/'18 Chicago

[Chicago] John Hancock Center - Chicago 360

Sunshine state 2018. 1. 21. 16:09



 전망대에 오르기 가장 좋은 시간은 언제일까? 나는 해지기 조금 전이라고 생각한다. 일몰 한 10-20분전 전망대에 오르면 낮의 풍경도 볼 수 있고 조금 보다보면 해가 지기 시작해서 노을도 볼 수 있고 해가 지면 야경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물론 시간이 꽤 걸린다. 한 두시간 정도? 그리고 체감상 이 시간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사진도 찍고 경치 구경도 하다보면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존 핸콕 센터 빌딩안에 위치한 시카고 360은 야경으

로 유명하다. 그리고 시카고 다운타운의 윌리스타워 내에 위치한 스카이덱은 밤보다는 낮에 많이 간다고 한다. 평소에는 전망대를 그리 많이 가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두 군데에 다 가보게 됐다. (뉴욕에서 Top of the rock도 안가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안갔다.) 스카이 덱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올라가보니 왜 시카고 360은 야경이 유명하고, 스카이덱은 낮에 가는지 이해가 가기는 했다.

 

 카페에서 나온 시간은 약 4, 일몰은 445분 정도여서 조금 서둘렀다. 밀레니엄파크에서 시카고 360까지는 미시간 애비뉴를 따라 쭉 올라가면 된다. 어느 도시에나 유명한 쇼핑 거리가 있듯이, 시카고는 마그니피센트 마일에 위치한 미시간 애비뉴가 쇼핑거리로 유명하다. 원래는 걸어가려고 했지만 일몰 시간도 있고 날씨도 추워서 버스를 타고 갔다. 쇼핑몰뿐만이 아니고 이 거리에는 트리뷴 타워, 워터타워 등의 유명한 건축물도 많아서 걸어가 봐도 좋을 것 같았다.

 

 전망대 입구는 지하 1층에 있다. 그리고 1층 정문을 찾기가 어려워서 딱 보면 여기로 내려가야 하는구나, 싶은 곳으로 내려가면 된다. 지하로 내려가면 치즈케이크 팩토리도 있고 아시안 음식점도 있다. 사실 아시안 음식점인지는 확실하진 않은데 파전냄새가 나서 너무 먹고 싶었다. 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10분도 안기다린 것 같다. 딱히 할인 받을 수 있는 게 없어서 정가를 주고 들어갔다. 성인 입장료가 아마 21? 계산을 하고 엘리베이터까지는 꽤 걸어간다. 성수기 때는 아마 줄도 길고 입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읽을 거리도 있고 티비 화면들도 있는데 나는 패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Tilt를 볼 수 있다. 유리벽을 기울려서 아래를 더 볼 수 있게 만든 것인데 굳이 하지는 않았다. 시카고 360은 틸트로 유명하고, 스카이덱은 모든 면이 유리로 되어서 사진 찍을 수 있는 박스가 유명하다. 첫 번째는 스릴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약간의 스릴도 있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사진을 위한 것.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마음에 들었다.

  




다행히도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서 밝을 때의 시카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거의 일몰시간이고 날이 흐려서 어슴푸레한 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안개도 많이 끼고. 역시 호반의 도시다. 건물은 동서남북 사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데 다운타운이자 tilt가 있는 남쪽은 사람으로 북적거리고 거의 호수밖에 보이지 않는 북쪽과 동쪽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쪽은 간간히 사람이 있고. 시카고 다운타운을 보려면 남쪽으로 가야했는데 대부분의 면이 tilt에 할당되어 있어서 구경 할 수 있는 공간은 꽤 제한되어있었다. 막힘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전망을 구경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좋은 점이라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 시카고 하면 다운타운의 건물들이 가장 유명한 것인데 Tilt가 아니면 다운타운을 보기가 힘들어서 나는 좀 아쉬웠다.


 



나는 거의 서쪽이나 북쪽에서 도시를 바라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어두워지기는 했는데 안개가 끼고 흐려서 그런지 하늘이 계속 푸른빛이었다. 야경하면 생각나는 깜깜한 하늘이 아니어서 또 아쉬웠다. 그래도 높은 곳에서 미시간 호수를 바라보는 건 좋았다. 작게 낮에 들렸던 네이비 피어도 보였다. 밤에 가봐도 좋았을 텐데. 관람차가 반짝반짝 빛났다.



 



너무 아쉬운 점만 말했나? 여기의 맘에 들었던 점은 천장이 약간 거울처럼 되어서 야경이 천장에 비친다는 것이다. 백번 설명보다야 사진이 낫겠지? 처음에는 몰랐는데 앉아서 쉬다보니 발견한 점이다. 천장에 비친 야경을 바라보는 건 또 색달랐다. 그리고 야경이라는게 항상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어두워서 별로인데 사진 상에서는 꽤 밝게 나오는 점도 좋았다.

 

친구가 뉴욕에 왔을 땐 내가 가이드가 된 것처럼 중간 중간 여기도 서보라고하고, 안보는 사이에 몰래몰래 찍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친구가 그 역할을 대신해줬다. 너무 티나게 몰래몰래 열심히 찍어줘서 고맙고 귀여웠다. 친구한테서 사진을 받았는데 곳곳에 열심히 찍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보여서 나도 다음엔 더 잘 찍어줘야겠다 싶었다.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려고 하는데 줄이 너무 길었다. 전망대에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들었다. 다들 비슷한 시간에 내려가나? 내려가는 사람은 많은데 오직 두 개의 엘리베이터만 운행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친구 남자친구 분께서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밖에서 돌아다니시느라 꽤 고생하셨을 것 같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내려가자마자 눈이 펑펑내려서 날씨는 흐렸지만 그래도 운이 좋았던 하루였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