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7 New york

171130 Kinky boots (킹키 부츠)

Sunshine state 2017. 12. 4. 10:13

Great news ______!

You won the chance to purchase lottery tickets to Kinky Boots at the Al Hirschfeld Theatre in New York, NY, for the Thursday, November 30, 2017 7:00PM performance! To purchase your 1 ticket(s)*, click here and use the one-time use code ________.



 짜란~ 로터리 티켓 당첨됐다!!


 이틀전 로터리 티켓을 신청했다. 여행책에서 러쉬 티켓에 대한 내용을 읽었다. 러쉬 티켓에는 복권 러쉬/스튜던트 러쉬가 있는데 당일 추첨을 통해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티켓이다. 근데 아마 일반적으로 말하는 러쉬티켓은 아침 일찍 가서 선착순으로 사는 티켓과 오후에 추첨지에 이름을 적어서 당첨되는 러쉬티켓 두가지인 듯 싶다. 첫번째는 오전 열시부터 판매하기 때문에 적어도 여덟시 반까지는 가야 한다하고 두번째는 네시부터 여섯시까지 이름을 적어내고 여섯시에 추첨을 한다는데 당첨 안되면 집으로 돌아가야한다. 나는 여덟시반부터 열두시까지 수업이기 때문에 둘 다 굉장히 애매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온라인 티켓 로터리가 있다. 온라인으로 뮤지컬마다 신청을 받고 추첨을 돌려서 당일날 알려준다. 온라인 티켓 로터리에 응모할라면 $4 (사딸라...)를 지불해야하는데 나는 직접가서 고생하는거보다 사딸라 투자해보자 싶어서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가능한 모든 뮤지컬에 응모했다. 응모는 간단하다. 이름/이메일/핸드폰주소/나이 정도? 당첨결과는 이메일로 보내준다. 간단하지만 거의 스무개정도 신청하려니까 이것도 시간이 꽤 걸렸다.


 목요일. 일주일 중에 가장 지치는 요일이 아닐까. 학원이 끝나고 어디라도 가볼까, 싶었는데 그냥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평소처럼 메일을 확인하는데 뭔가 낮선 제목의 메일이 있었다. 지금까지 수없이 받았던 메일은 Your ~~~ lottery result 같은 제목이었다. 내용도 항상 같았다. Unfortunately~~~ 이 단어만 봐도 안다. 안됐구나.. 근데 제목이 달랐다. 'You won the Kinki Boots Lottery!' 당황스러웠다. 만사 귀찮아서 집 가는 중이었는데.. 그리고 오늘 아침에 온 메일인데 PM 10:00 까지 결제하라고 써있었다. 공연시작은 7:00 인데.. 뭘까.. 오늘 드디어 학원에서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생겼는데 같이 보러가자고 문자를 보냈다. 근데 결제도 튕기고 이것저것 실수해서 티켓을 한장 밖에 예매를 못해서 결국 혼자가게 되었다. 혼자 다니는 건 항상 잘 하지만 좋은 기회니까 같이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티켓을 프린트 해오라길래 스테이플에 갔다. 근데 진짜 양아치다 인터넷도 개느리면서 1분에 0.3달러고 한장에 흑백은 0.5 컬러는 0.99달런데 기본 설정이 컬러로 되어있다..ㅠㅠ 그래서 종이하나 뽑는데 3달러나 들었다. 양아치들이다.. 심지어 네이버는 열리지도 않아서 더 고생했음.




 공연장이 버스터미널이랑 가까워서 기분내려고 높은 굽 신발을 신고왔는데 반대쪽길로 가버렸다. 이래서 기억력에 의존해서 다니면 안되나보다. 아는길로 구글맵으로 보고 가자.. 덕분에 킹키부츠 네온사인을 찍을 수 있었다. 좋게 생각하자 좋게 좋게....(ㅜㅜ






굿즈파는 곳~





 나는 뮤지컬이라고 그래서 음료수나 먹을 것 반입이 안 될 줄 알았는데 반대였다. 심지어 술도 팔고 들고 들어 갈 수도 있다. 킹키부츠가 그려진 예쁜 컵이었는데 줄 설 자신이 없어서 쿨하게 포기. 뮤지컬 배경중에 클럽도 있어서 술도 팔지 않을까 하는 추측..





내 자리는 2층이어서 2층에서도 한번 찍어봤다.





천장





 내 자리 시야! 사실 나는 내 자리가 1층 극싸인줄 알았는데 2층으로 가라그래서 당황했다. 1층 사이드도 거의 안보이겠거니 하고 포기하면서 왔는데 2층이라니 그냥 기대라는 걸 버리고 올라왔다. 근데 왠걸?? 무대가 정말 가까웠다. 2층은 관객석이 ㄷ자 모양으로 되어있었는데 나는 A열 3번 좌석이었다. 근데 사실상 2열 제일 오른쪽 자리어서 아마 2층에서 무대와 거의 가장 가까운 자리였을것이다. 그리고 사이드인게 무색할 정도로 무대가 정말 잘 보였고 가까웠다. 2층 중앙보다 이 자리가 더 좋은것 같았다. 친구랑 카톡으로 연락하다가 나 2층에서 떨어지면 무대위로 떨어질거라고.. 그런 우스갯 소리도 했다. 완전 아티움 3열 시야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자리에 대한 만족감은 공연을 보면서 더더욱 올라갔는데 이렇게 가깝게 뮤지컬을 본 적은 처음이라 너무 생생했다. 내가 뮤지컬을 보는게 아니라 이 스토리를 쓴 사람으로서 관찰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높은 곳의 무대도 많아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비스듬하게 내리는 조명을 받은 배우들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었고, 무대 뒤쪽의 연기하는 배우들도 엄청 잘 보여서 정말 재밌었다. 






 1층과 2층 좌석은 이렇게 생겼다. 생각만큼 어마어마하게 큰 공연장은 아니었다. 그리고 공연 중간중간 재밌게 봤던건 2층 자리 앞에 달린 모니터. 뮤지컬은 1층이나 2층 중앙에서만 봐와서 저기에 스크린 달린건 처음봤다. 공연이 시작하면 저 모니터에 피아노 연주자의 모습이 보인다. 지휘도 하고 하나 둘 셋 박자도 세고 피아노 연주도 한다. 배우들은 그 신호에 맞춰서 연기하고 노래하는데 중간중간 그런 사인들을 보는 것도 재미 중의 하나였다. 





공연장 천장도 밖이랑 같다.





 무대 아래의 오케스트라. 내 자리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자 분들도 꽤 잘보였다. 2층에서 피아노 치시는 것도 보고, 현악기 연주하시는 것도 보고 춤출때 따라 추시는 것도 봤다. 그리고 모니터 말고도 직접 지휘하는 것, 사인하는것도 보니 더 사운드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듣기만 할때보단 보면서 들으면 좀 더 딱딱 맞고 생동감있게 느껴진다. 





 공연이 끝난 후 아래층에 내려와서 무대 사진도 한장 찍었다. 콘서트던 행사던 나만의 원칙이 있는데, 중간블럭 뒤쪽보단 극싸여도 앞쪽이 낫다는 것. 물론 진리의 케바케지만 나는 가까이에서 보는게 좋다. 물론 가끔은 가운데서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싶을때가 있는데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사이드 앞쪽을 택한다. 하지만 당연히 가운데 앞열이면 최고 ^^~


 뮤지컬 이름은 들어봤지만 아는 건 없어서 가기전에 줄거리를 미리 읽고 갔다. 안 읽고 갔으면 큰일 날뻔..휴.. 사실 큰일 날 정도로 스토리가 어렵지는 않지만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줄거리를 알고가는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스포를 싫어하는 사람이면 어쩔수 없지만 스포랄 게 없기때문에(?) 중간중간 농담이나 엄청 감동적인 장면을 못알아 들어서 아쉽다.. 몸개그 같은 것만 웃을 수 있었어.. 영어가 쭉쭉 늘어서 농담도 알아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사보다 오히려 노래가 알아듣기 쉬웠다. 그래도 대사가 이해하기 더 쉽겠지 생각했는데 훨씬 빠르고 어휘도 다양해서 조금 힘들었다. 노래가 더 잘 들릴줄은 몰랐는데.


 뮤지컬을 정말 재밌었다. 내용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감동스토리도 있고 무대도 엄청 화려하다. 그리고 무대 전환이 엄청 빠르게 잘 이뤄지는데 그 세트들이 정말 정교하고 잘 만들어져서 감탄했다. 의상도 반짝반짝 엄청 화려하고 배우분들 보는 재미도 있다. 거의 주인공인 룰라랑 동료들이 드랙 퀸이기 때문에. 드랙 퀸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지금도 잘 모르긴 하지만) 여성의 옷을 입는거지 여성이 되고자 하는건 아니구나(?) 싶었다. 여장하면 가슴에 무언가를 넣기 마련인데 그런게 전혀 없었고 쉐도우로 그림자만 그린 정도? 그래서 처음에 여잔가 남잔가 헷갈렸었다. 근데 보면 볼수록 보기 편안했다. 


 배우분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다들 연기는 잘하는 것 같았다. 당연히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니까..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공연하시겠지만. 노래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맨 첫장면이었던 것 같다. 찰리와 롤라의 어린시절 모습. 노래를 부르는 두 아이들 목소리가 너무 꾀꼬리 같아서 넋을 놓고 들었다. 그리고 이건 개인 호불호에 달린 문제긴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찰리와 롤라를 연기한 배우분들 목소리가 둘다 허스키했다는 것..?,,, 하하.. 둘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울리는 역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찰리 배우분은 목상태가 안좋으신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가능한 모든 뮤지컬에 응모를 하면서 하나라도 당첨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하나가 당첨되어서 기뻤다. 그리고 당첨이 되면 어떤 뮤지컬이 당첨될까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킨키부츠 너무 재밌게 봤다. 100% 이해하지 못한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볼거리도 많고 무대 연출도 재밌고 교훈도 있는 좋은 뮤지컬이었다. 


 여담인데 로터리티켓에 또 당첨되서 내일 다른 뮤지컬을 보러간다. 이거 당첨되기 쉬운건가? 아냐.. 내가 많이 응모했으니까.. 뉴욕 떠나기 전에 알라딘이나 미스 사이공 보고 싶은데 알라딘은 당첨되기 너무 힘들 것 같고 미스 사이공은 로터리 티켓 자체가 없다ㅠㅠ 좀 더 알아보고 꼭 보고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