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7 New york

171122 첼시 (The high line, Chelsea market, Wollman rink)

Sunshine state 2017. 11. 26. 11:11

 혼자하는 여행의 가장 불편함 점은 뭘까. 우선 첫번째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없다는 것. 두번째, 2인용 음식을 먹기 힘들다는 것. 세번째, 같이 이야기 나눌 친구가 그립다는 것. 오늘은 여행동행을 구해서 함께 여행하기로 한 날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여행 동행을 구해본적이 없다. 혼자 뉴질랜드로 떠났을 때는 정말 만족했었다. 내가 가고 싶은 곳, 듣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 혼자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행에서는 친한 친구들이 함께여서 먹는 것, 노는 것, 자는 것까지 너무 즐거웠었다. 여행에서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건 유럽여행 때였다. 내가 원하던 곳에 갔으면 조금 더 나았을까. 주로 머물렀던 파리는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도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곳에 가도 누군가 함께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즐거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방의 사람은 매일 동행을 구하고 다른 사람과 여행을 하는 듯 싶었는데 바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이해가 안되면서도 궁금했다. 원해서 혼자간 여행과 어쩔 수 없이 혼자간 여행의 차이일지도. 매일 혼자다니다가 나도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도 먹고 싶고, 예쁜 곳에서 사진도 찍고 싶어서 동행을 구하게 됐다. 어디로 갈까 무엇을 먹을까 정하다가 나는 꼭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고 해서 울프강 스테이크에 가기로 했다. 스테이크 먹은 후에는 첼시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가는 뉴욕의 스테이크집은 울프강이랑 피터루거가 있다. (물론 더 많겠지만) 그래서 가기로 한 곳은 Port authority bus tuminal 뒤의 울프강 스테이크. 포터하우스 2인분과 울프강 샐러드를 시켰다. 서빙하시는 분이 고기 두점이랑 버터기름을 접시에 덜어주신다. 역시 기름이 최고야. 기름에서 버터향이 나는데 고기가 식은 후에도 기름을 살짝 뿌려서 먹으면 부드럽고 맛있다. 접시가 뜨거워서 메뉴가 나오고 나서도 고기가 좀 익는다고 해서 미디엄레어로 시켰다. 근데 고기가 좀 빨리 식던데.. 아쉬워..





  이건 울프강 샐러드. 고기가 느끼하다고해서 시킨 샐러든데 채소가 별로 없다. 베이컨과 새우 토마토가 들어있다. 좀 더 자세히 읽고 샐러드 고를걸. 울프강 샐러드라고 해서 가장 기본 샐러드일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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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gh line (더 하이 라인)


 첼시에서 가장먼저 간 곳은 더 하이 라인. 예전에 기찻길이었던 곳을 공원으로 개조한 곳이라고 한다. 파리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는데 바로 Promenade Platee (프롬나드 플랑테). 방치된 철길을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인데 파리 여행 내내 감기몸살에 갈 수가 없었던 곳이다. 아현 고가도로가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와 뉴욕의 더 하이 라인을 참고했다고 해서 더 궁금하기도 했다. 어쨌든 파리에서 가지못했던 아쉬움을 달래러 첼시의 더 하이 라인으로 향했다. 다리처럼 보이는 곳이 더 하이 라인.





더 하이 라인에서 바라본 첼시 거리. 요새 내가 나가는 날마다 날씨가 좋다. 뭐 가을이니까 항상 날씨가 좋은걸까나~





동행 분이 찍어준 사진..ㅎㅎ.. 누가 나 코트 좀 사줬으면. 한국에서 하나만 가져왔는데 지겹다..





사진찍기 딱 좋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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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하이 라인을 둘러보다가 첼시 마켓으로 들어갔다. 첼시 마켓에서 들리려고 했던 곳은 Posman Books, Chalait, Fat Witch 세군데! 첫번째로 들어간 곳은 Posman Books. 서점이지만 예쁜 엽서도 많다.





Posman Books



요새 크리스마스 카드만 보면 눈여겨 보게 된다.. 근데 사진이 별로 없다. 살 것 고르느라 정신 없었나보다.





마켓 중간에 첼로 연주하는 아저씨도 계시구





첼시 마켓의 시계




Chalait


녹차라떼가 맛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왔던 곳. 맛은.. 건강한 맛..!ㅎㅎ;;;; 나는 담백하고 좋았는데 친구는 별로인눈치였다. 단맛이 전혀없는 라떼다.





초점.....




Fat Witch


제일 기대한 브라우니집..^^





 한손바닥에 딱 들어올 사이즈인 Fat Witch. Doulble chocolate, Charamel Witch, Blade Witch 등등이 있다. 가격은 2.99 달러! 나는 Fat witch 2개, Caramel witch, double chocolate witch 총 4개를 샀다





 이 브라우니는 big witch의 1/4 정도의 크기. big witch 보다 종류가 다양한거 같다. 펌킨 캬라멜, 스노우, 진저 등등 좀 더 혁신적인(?) 맛들이 있다. 이거는 한개에 1.99 달러. 뭔가 상상이 안되는 맛들이라서 얘네는 스킵했다. 근데 지금 fat witch 먹으면서 쓰는데 너무 맛있다.. 주식으로 삼고 싶다. 아침 팻 위치 점심 더블초코 위치 저녁 캬라멜 위치로.. 한국가기전에 왕창사가야지. 동생 주고 싶다. 꾸덕한 브라우니 참 좋아하는데.. 





 저녁에 가기로 한 레스토랑 예약은 7신데 아직 4시밖에 안되서 조금 더 바깥 구경을 하러 나갔다. 걷는길에 본 애플 스토어. 안에 들어가서 아이폰 X를 봤다. 버스안에서 가끔씩 보던 핸드폰이 아이폰 X였구나.. 크기는 6s랑 비슷했는데 화면이 정말 넓었다. 엄청 화면이 커서 엇 생각보다 괜찮은데? 싶었다. 그 크기에 화면이 그렇게 크면 플러스 안사도 될 것 같다. 홈키 없는것도 익숙해질 것 같고, 카메라에 인물모드 생긴 것도 와우내.. 핸드폰 바꿀 때가 됐는데 후보에도 없던 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Papyrus


여기도 가득한 크리스마스 분위기







밖에서 본 모습. 이쁘다 이쁘다..






다시 올라간 더 하이 라인. 야경을 보러 올라갔는데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었다. 아 추워..





Foragers Table


 저녁에 예약한 레스토랑. 뉴욕 근교에서 신선한 재료를 가져와서 만든다고.. 포모도로 파스타가 맛있다고 시켰는데 그저 그랬다. 그 대신 옆에 있는 메뉴가 맛있었다. 메뉴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작은 통양파, 통 양배추, 어린 잎, 버섯 재료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아 속에 귀리도 들었던가.. 신선한 재료를 먹는거는 정말 중요한거 같다. 요새 나름대로 열심히 챙겨먹는다고 집에서 음식를 만들어 먹기도하고 삼시세끼 다 챙겨먹고 있는데 자꾸 건강이 나빠지는 기분이다. 기분탓일까. 신선한 채소를 먹은지 오래됐다. 주변에 파는 마트도 마땅히 없고 매일 탄수화물만 먹다보니 몸이 나빠지는 것 같기도. 또 한편으로는 일본제품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든다. 주변에 일본마트가 가장 이것저것 많이 팔고 크기도 커서 거기서 식재료, 세면도구 등을 사서 썼는데 괜히 걱정이 되는 것. 아니면 요새 너무 많이 걸어서 그런가? 하루에 10000 걸음, 많으면 25000 걸음씩 걷는데 몸에 과부하가 걸린게 아닐까..





Wollman Rink


 다음으로 간 곳은 센트럴 파크 내에 있는 아이스 링크. 친구는 이번이 뉴욕이 세번째라고 했는데 아이스 링크를 가보고 싶었지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고 가보고 싶다고 했다. 과연 내가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갔던게 2015년인데 제대로나 탈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그래도 뉴욕에 여행으로 온 친구가 가고싶다고 했으니 아이스링크 구경하러 가는 마음으로 왔다. 도착한시간은 마침 8시, 아이스링크를 정비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역시! 내 몸은 스케이트 타는 법을 까먹었다. 벽잡고 우물쭈물 몇바퀴 돌다가 포기했다. 자전거 타는 법 깨닫듯이 스케이트 타는 법도 기억이 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기억을 못할 줄.. 미국 도착해서 뉴욕으로 나간 첫 날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스케이트 한번은 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금방 타게 될 줄은 몰랐다. 동행을 구하면서 어색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다. 아니 그보다 나는 뉴욕에 있는 시간이 기니까, 하루정도는 실패(?) 해도 괜찮은데 상대방은 정말 여행으로 온 거니까. 나랑 있는 시간이 불편하면 어떡하지, 같이 있는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컸던 것 같다. 친구가 하루동안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매번 새로운 동행과 함께 여행하면 어떤 느낌일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설레임이 기다려지게 될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항상 쉽지가 않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꽤 스스럼 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가끔 ㅇㅇ씨는 되게 사교적인 것 같아요, 외향적인 것 같아요 라는 소리를 듣는데 내가 그렇게 외향적인 사람이었나 생각을 한다. 첫만남은 항상 어색하기 마련이니까 조금이라도 편해지기 위해 말이라도 한번 더 하고 조금 더 상대방을 챙기려 노력하는 편인데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인연이 쌓이고 쌓이면 내 사람이 되지만 이렇게 하루안에 사라지는 인연은 조금 서글프다. 아쉽지만 '잘 가'인사와 함께 뒤돌아 집으로 가는 길은 왠지 더 쓸쓸하다. 내가 에너지가 크지 않은 사람이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조금 더 통하는 무언가가 부족해서 우리 사이에 다음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둘 중 그 아무도 다음에 한국가서 보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니까. 


 스스로로서는 꽤 내 얘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는 조심스러운 사람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내 얘기를 잘 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내 이야기가 없는 걸까? 아니면 이야기를 할 줄 모르는 걸까? 고민이 많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 다 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인데 나는 솔직하게 글을 써 내려갈 자신이 없다. 정말 내 이야기를 쓰는 일은 많이 두렵다. 나는 페이스북 계정도 없고, 친구들이 보는 인스타도 없고 (덕스타는 있지만..) 카카오톡 프로필도 조용하다. 지인 정도의 누군가가 내 근황을 아는게 싫다. 왜그럴까. 왠만해서는 얼굴이 나온 사진도 잘 올리지 않는 편이다. 나는 뭐가 그리 두려운건지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