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7 New york

171106 버스티켓구매 / 브라이언트 파크

Sunshine state 2017. 11. 19. 08:05

 미국에 도착한지 3일째. 맨하탄으로 한달짜리 버스 정기권을 사러나갔다. 내가 사는 곳은 뉴저지. 다리하나만 건너면 뉴욕이다.  나는 매일 뉴욕 맨하탄으로 통학을 해야하기 때문에 우선 정기권을 사는게 시급했다. 아마 10일까지 티켓을 살 수 있던가, 그 이후에는 티켓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너무 귀찮지만 바깥 구경도 할겸 나갔다.


 우리집에서 뉴욕을 가기위해선 158번 혹은 156R번 버스를 타야한다. 버스를 타면 가지고 있는 티켓을 보여주던지 기사님께 돈을 지불하고 타면 된다. 하지만 종착역인 Port Authority 에는 티켓만 받는다는 점이 다르다.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가는 버스는 버스 카드가 없는 것 같다. 왜지? 왜 교통카드를 안만드는 거야.. 교통카드가 없어서인지 여기는 거리에 따른 요금을 Zone으로 나누어서 그에 따른 티켓을 사서 버스를 타는 시스템이다. 거리에 따라서 zone1, zone2, zone3 등등등으로 나뉘는데 내가사는 Edgewater 지역은 가까스로(?) 2존에 속한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port lee (종착역)은 3존에 해당한다. 2존은 편도 3.5불, 3존은 편도 4.5불이다. 2존에 속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매일매일 9불씩 통학에 쓴다면 너무 타격이 클 것 같아..거의 30만원인걸..


 일회권으로 다니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서 한달 정기권을 샀다. 2존의 정기권 요금은 107달러. 1일부터 말일까지 사용가능하다. 그리고 아마 뉴저지내에서는 자유롭게 탈 수 있다는데 확실치 않다. 나는 이 티켓으로 가본곳이 5정류장 정도 떨어진 마트 정도 밖에 없기 때문에.. 자기가 사는 곳이 어느존에 속하는지 확실치 않다면 창구에 가서 지역을 보여주면 그에 맞는 티켓을 끊어 준다. 기계에서 구입도 가능하지만 여기는 자세한 지역선택이 안됐었던 것 같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다면 창구에서 사는 것이 좋다. 



이게 11월 정기권이다. 매달 색깔이 바뀌고 버스기사님은 색깔로 티켓을 구별하신다고. 색깔은 하늘색이고 오른쪽에 홀로그램(?)이 있다. 버스 탈 때마다 기사님께 표를 보여드리는데 이거 진짜 귀찮다.. 교통카드 있으면 얼마나 좋아??? zone이니 뭐니 계산도 안해도 되고 편할텐데.. 뭐 여기만의 이유가 있어서 아직 그런거겠지.


 터미널에서 표를 사고 학원까지 걸어가볼까 싶어서 걸었다. 걷는길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가봐야지~ 하면서 나왔는데 너무 힘들어서 바로 포기했다. 버스표밖에 안샀는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 하겠지만 이날 왕짱높은 굽 신발을 신고 나와서 쫌만 걸었는데도 발이 너무 아파서 못걷겠더라. 뉴욕에서는 대체로 걸어다니는 편이다. 뉴저지랑 뉴욕은 교통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앞서 샀던 월정기권은 뉴욕에서는 쓸 수 없다. 친구의 말로는 지하철 월 정기권은 120달러라고 한다. 한 20분 거리정도는 걷자 싶어서 지하철 정기권은 사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한번씩 사서 다닐 생각이다. 주변에서 다들 뉴욕 지하철 얘기만 꺼내도 혀를 내두르던데 그래서 아직 왠만하면 걸어다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슬슬 주변도 돌아다니고 놀러다니면 나도 지하철에 불평하는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정처없이 걷다가 걷다가 도착한 곳은 브라이언트 파크. 사실 브라이언트 파크인지도 모르고 빤짝빤짝하고 사람이 많아보이길래 이쪽으로 향했다. 





 아직 크리스마스가 멀었는데도 벌써 크리스마스 용품들을 팔고 있었다. 조만간 다시가서 나도 크리스마스에 장식할 무언가들을 사와야지. 이제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용품을 파는 곳이 가장 많았고, 그외에도 모자, 악세사리, 그림 등등 여러가지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겨울 시즌 브라이언트 파크는 아이스링크를 개장하는데 아이스 링크를 둘러싸고 상점들이 위치해 있다. 그리고 아이스 링크를 등진 방향으로 동쪽에는 푸드트럭들이 있다. 사실 공원 도착했을 때 아이스링크를 보면서 아 점심먹으면서 스케이트 타는거 구경해야지~하고 생각했는데 암만봐도 먹을 걸 파는데가 안보였다. 이런 곳에 없을리가 없는데..... 좀 돌아다니다 보니 바깥쪽에 있었다. 


 뭐를 먹을지 한참 고민했다. 빵은 너무 많이 먹어서 먹기싫고 뭔가 쌀이라던지 매운걸 먹고 싶었는데 마땅한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치킨 누들(?)을 먹기로 했다. 그래도 중국음식이니까 입맛에 좀 맞겠지 싶어서. 




 내가 주문한 치킨 누들. 그자리에서 반죽을 늘려서 넓고 판판한 형태의 면을 만든다. 면은 쫄깃하고 약간은 두툼한 감이 있어서 씹는 맛도 있다. 치킨도 그럭저럭 무난하고. 그런데 문제는 고수.....ㅜㅜ 나는 고수들어가는지 몰랐어.. 먹는데 먹자마자 고수냄새가 확 퍼지는게 얼마나 짜증나던지.. 저기 면발에 붙은 고수 보이는지. 고수를 얼마나 낭낭하게 넣어주셨는지 정말 씹을때마다 고수 향이 가득했다. 배는 고파서 일일이 고수를 떼면서 먹다가 그냥 포기하고 버렸다. 다음에 먹을 의향은 글쎄.. 그래도 만두는 맛있었다. 역시 만두는 배신하는 법이 없다. 저 하얀 소스도 정말 맛있었는데. 저 누들도 고수만 아니었다면 맛있게 먹었을거다. 고수 영어로 알아놔야지.. 중국/동남아 음식 시킬때 주문할때 노 고수 말해야지... Coriander.. 코리안더.. 외우기 쉬워서 다행이다.. 앞으로 꼭 말해야지 노 코리안더.. 예전에 싱가폴에 있을때 친구들이 '고수빼고 주세요' 중국어로 알려줘서 외웠었는데 지금은 또 기억이안난다. 


 저 음식을 다 못먹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앞 테이블에 있던 가족들 때문에. 내 앞에 중국가족들이 나들이 나와있고 다섯살 쯤 된 애기가 있었는데 할머니랑 자꾸 식빵을 뜯어서 비둘기 한테 주는거다. 할머니 할머니가 거기서 빵뜯어주면 걔들이 어디로 날아갈까요? 내 위로 날아 가잖아요....ㅠㅠ.. 진짜 고수땜에 빡치는데 앞에 둘기들이 막 날라다녀서 너무 힘든 식사 시간이었다..으엑





 브라이언트 파크 가운데에는 아이스 링크가 있고 아이스 링크 주변으로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다. 누구나 앉아서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을 구경 할 수도, 밥을 먹을수도 쉴 수도 있다. 도심 한가운데 저런 아이스 링크가 있다는게 신기했다. 주변은 진짜 고층 건물들 뿐인데. 그리고 묘한 계절감 때문에 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민소매, 반팔, 패딩, 털모자, 목도리.. 날씨는 딱 가을 정도 였는데. 주변의 나무는 파랗고 가운데는 아이스링크에, 털모자에 반팔입은 사람까지... 그래도 재밌게 구경했다. 오랜만에 편하게 앉아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니 평화로웠다. 





 얼음정비를 위해 사람들이 다 나간 사이에 한장 찍었다. 다시봐도 정말 기묘한 풍경이란 생각이 든다.. 빌딩 숲속의 아이스링크. 미국 떠나기 전에 나도 저기서 스케이트 한 번 타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