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콘서트

220122 기타리스트 박규희 리사이틀

Sunshine state 2022. 1. 30. 18:05

작년 여름 박규희님 영상을 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급하게 공연을 검색하고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공연을 다녀왔었다. 클래식 레볼루션 공연으로 원래 좋아하던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님이랑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티켓북에 티켓과 함께 이렇게 적어놨었다.

'클래식 기타에 빠져 다녀온 공연. 박규희+고상지 조합이다. 기대가 컸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너무 짧아서 개인 공연을 가고 싶었다. 정말 기타 한음 한음이 동글동글하고 피아노 같기도 했다. 시제석이라 연주하는 손이 안보여서 아쉽다. 담엔 1층 노려야지. 그리고 버킷 리스트가 하나 생겼다. 아르헨티나에서 반도네온 배워보기!'

박규희님 공연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본으로 가셔서(...) 당분간 기회가 없겠다 싶었는데 공연이 오픈되서 열심히 티켓팅하여 다녀왔다.

예전에 인스스 보니까 클래식기타 관람할때 앞자리, 약간 오른쪽을 추천한다고 하셔서 그대로 예매^^ 공연을 보다보니 왜 오른쪽을 추천하시는지 알 것 같았다. 기타 넥(?)부분을 보고 연주하셔서 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시기도 하고 기타치는 손이 잘 보여서 정말 좋았다.

자리에 앉았을때 카메라로 보이는 시야

실제로 내 자리에서 보이는 시야. 이것보다 좀 더 가깝게 보였던 것 같기도..ㅎㅎ

오랜 티켓팅 경험을.. 여기 써본다..ㅋㅋ

12월에 헤드윅 보러 인천 문화예술회관에 왔었는데. 어쩌다 보니 한달만에 다시오게 되었다. 노르스름한 오후 햇살을 받으면서 공연장에 도착하니 하늘이 신기했다.

포토존도 이렇게 마련되어 있었다. 

빠질수 없는 티켓샷과 리플렛! 후기 쓰려고 집에 가져왔다..


프로그램

  • N. Coste - Le Départ, Op. 31
    나폴레옹 코스테 – 르데빠(출발), 작품번호 31번
  • F. Tarrega - Lagrima
    프란시스코 타레가 – 라그리마(눈물)
  • F. Tarrega - Recuerdos de la Alhambra
    프란시스코 타레가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F. Tarrega - Capricho Arabe
    프란시스코 타레가 - 아라비아 기상곡
  • E. Granados - Valses Poéticos
    그라나도스 - 시적 왈츠
  • E.Clapton  - Tears in Heaven
    에릭 클랩튼 - 천국의눈물
  • Y.Kanno - Hana wa Saku
    칸노 요코 - 꽃은 피다
  • H.Villa-Lobos - Chôro No.1
    에이토르 빌라로부스 - 쇼로 1번
  • H.Villa-Lobos - Prelude No.2
    에이토르 빌라로부스 - 프렐류드 2번
  • H.Villa-Lobos - Etude No.12
    에이토르 빌라로부스 - 연습곡 12번
  • ​R.Dyens - Fuoco from Libra Sonatine
    롤랑 디앙스 - 리브라 소나티네 중 3악장 푸오코(열정)

공연은 한두 작곡가씩 묶어서 연주하고 설명해주시는 식으로 진행됐다. 잘 아는 곡은 많지 않았지만 정말 오랜만에 핸드폰도 외부 방해도 없이 온전히 연주에만 집중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타레가 곡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도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프로그램에 있어서 너무 기대됐다. 클래식기타 배울때 라그리마는 그래도 쉬운편(?)이라고 동기들이 많이 연습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들으니 너무 반가웠고, 그때 라그리마를 연주하던 친구도 생각이 나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던 선배도 생각이 났다. 연락은 끊겼지만 (끊었다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클래식 기타 연주를 들으면 다시 대학생때로 돌아간것만 같고 그때의 좋은 추억들이 떠오른다. 기회가 되면 한번쯤은 다시 얼굴도 보고 싶은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다. 

에릭 클랩톤의 Tears in heaven은 라그리마를 오마주 했다고 하는데 연주를 듣다보니 '엇 라그리마!'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ㅋㅋ그리고 옛날에 아빠가 어린 나를 앞에 앉혀두고 이곡 저곡 기타를 쳐줬던 추억들이 생각이 났다. 왜 하필 이곡이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연주곡이 아니고 팝이라서 그런 것 같다. 아빠가 노래하던 7080 노래들도.. 나름 그시대 팝이니까..ㅋㅋ 선율도 너무 아름답고 익숙해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는다. 

빌라로부스 곡은 기승전결로 치면 전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몰아치는 연주들이 너무 가슴을 뻐렁치게 만든다.. 너무 좋아!!!!!!!!!!!! 브라질 곡은 잘 몰랐는데 조금 궁금해졌다. 유투브 여행 해야지.. 탱고리듬 너무 좋다. 다들 내 이미지는 발라드나 잔잔한 클래식 들을거 같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탱고블러드가 흐른다고..ㅠ 가요도 에스엠의 강렬한비트를 너무 사랑하는데 다들 너무 의외래. 이미지라는게 참 무섭다. 그리고 또 로망이 생겼다.. 아니 버킷리스트라고 하자. 남미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면서 기타연주 들어보고 싶다. 살면서 남미 갈수 있으려나..ㅜㅜ

마지막 앵콜은 비틀즈의 yesterday. 박규희님 어머니께서 태교할때 들려주신 노래라고 한다. 문득 궁금하다. 나는 태교할때 어떤 노래를 들으셨을까?? 미래의 나는.. 태교할 일이 없을거 같긴한데.. 무슨노래를 들려줘야 하나

오랜만에 좋은 노래 좋은 연주를 들을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코로나 시대에 연주회가 안열릴 것 같아서 아쉬웠었는데 덕분에 이렇게 올해를 좋은 공연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올해는 아름답고 활기차고 정열적이길, 그래고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내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