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7 Boston

Museum of Fine Arts Boston

Sunshine state 2017. 12. 26. 17:40

 미국의 3대 미술관으로는 뉴욕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 보스턴 뮤지엄 오브 파인 아트, 시카고 뮤지엄이 있다. 뉴욕에 있는 동안은 얼마전에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에 다녀왔고 이번에 보스턴 박물관에 오게됐다.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시카고발로 끊어서 1월 중에 시카고에 가게 되었는데 이로써 미국의 3대박물관을 다 가볼 수 있을 것 같다. 보스턴 박물관은 사실 올 생각이 없었는데 여행 첫날 같이 숙소를 쓰신 분이 너무 좋았다고 여기는 10일 이내에 재방문 가능하다고 티켓을 주시면서 갈 수 있으면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셔서 오게 되었다. 완전 천사님.. 





 <운영시간>

토, 일, 화 : AM 10:00 - PM 5:00

수, 목, 금 : AM 10:00 -PM 10:00


  다행히도 나는 금요일날 시간이 되서 천천히 방문하고 밤까지 느긋하게 볼 수 있었다. 특별 전시로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로비층에 있던 카페테리아. 점심 때 먹은 샌드위치로는 도저히 배고파서 박물관 도착하자마자 식당부터 찾았다. 여기가 가장 크고 분위기도 좋은 것 같아서 이곳으로 들어갔다.




일본 작가의 특별전시가 진행중이라서 테이블마다 작가의 그림이 프린트된것이 마련되어 있다.




 

 빵에 너무 질려서 시킨 냉소바. 해산물도.. 고기도 없어서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있었다. 처음 한 입으로는 우웩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이지 싶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담백하고 괜찮았다. 미국의 박물관 식당에서 일본음식을 먹게 될 줄은 몰랐는데. 홈페이지를 보니 일본 작가의 전시 때문에 박물관 내 식당마다 일본 음식을 준비한 것 같았다. 뭔가 되게 작가의 나라를 대우해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제를 하려고 영수증을 받았는데 박물관 엽서도 클립에 끼워서 같이 줬다. 그런 세세한 부분에 감동을 받았다. 지갑에 20달러짜리 지폐밖에 없어서 소바가격은 그것보다 훨씬 저렴했지만 테이블에 20달러를 두고 나왔다. 진짜 이런 팁문화 너무 어려워 빨리 한국가고 싶다..(먹을 것 때문에)




<Lineage of Eccentrics>


밥을 먹고 보러간 무라카미 전시! 근데 다시보니 Nobuo Tsuji 라는 작가와 콜라보한 전시인가보다.


네이버에 무라카미 다카시치면 나오는 글이지만 이 글들을 읽고 전시를 보니 좀 더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Link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67742&cid=44533&categoryId=44533


https://ko.wikipedia.org/wiki/%EB%AC%B4%EB%9D%BC%EC%B9%B4%EB%AF%B8_%EB%8B%A4%EC%B9%B4%EC%8B%9C








전시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 크기도 엄청크다. 약간은 기괴한 느낌도 드는데 엄청 화려하다. 오우 진짜 다시봐도 무서워. 그래도 확실히 눈길이 가는 작품이었다. 특히 저 빛줄기가 모이는 (왠지 퍼져나간다기보다 모이는 느낌?) 구슬에 시선이 집중됐다. 





미키마우스와 도라에몽을 합했다는 캐릭터.





피용~



으엑!




아 이꽃 어서 많이 봤다 싶었더니





 지나가는 분께 나도 한장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저 꽃 캐릭터 많이 봤는데 이 작가 그림이었구나..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찍어주신 분이 너무 어둡다고 내 얼굴이 안보인다고 ISO 조정해서 달라고.. 그래서 당황했다.. 이렇게 섬세하신분이 있었다니. 근데 다시 부탁하기는 미안하고 사람도 많이와서 후다닥 찍고 넘어갔다. 여행중에 찍어달라고 한 사진중에 가장 잘 찍어주신거 같아..




 


그리고 이런 일본화 같은 작품도 많았는데 이런 금박(?)을 사용한 작품도 있었고, 자세히 보면 현대 옷을 입거나 유쾌한 상황의 그림들이 많이 있어서 재밌었다. 굉장히 오래된 일본화같은데 자세히 보면 위트있는 그림들.









그리고 굿즈샵. 티비에 지브리 애니메이션도 나오고 있었다. (맞겠지?) 저거 뭔지 아시는 분.. 보고 싶은데.. 귀여운 바가지 머리 남자 아이가 나오는 애니예요. 그리고 특이한건 무라카미 전시였는데 야요이 쿠사마 도록도 있었다. 뉴욕에서 쿠사마 전시 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미루고 미루다가 보지못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궁금하긴 하다. 일본 작가들의 어떤 면이 사랑받고 주목받는 것일까. 야요이 쿠사마 전시회에 두번정도 갔었는데 어마어마한 줄에 두번 다 입장하질 못했다. 이 추운날씨에 사람들을 그토록 기대하게 하는 요소는 뭘까. 최근의 관심사는 이거다. 여행자인 나에게도 일본작가들이 미국에서 많이 유명하고 사랑받는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전시를 보고 올라온 로비.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반짝. 어딜가나 트리가 있어서 이곳의 트리는 다른 곳이랑 어떤점이 다른지 보는 재미도 있다.





현대미술을 보기 위해 올라온 2층! 하늘에 사람들이 잔뜩 매달려 있다(?) 복도가 특이하게 잘꾸며져 있어서 복도에서도 한참을 구경했다.







 

 [ALL ART HAS BEEN CONTEMPORARY]


인상깊은 문구다.







이 구름도 작품이다. 신기해서 계속 두리번 거리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작품 관람하는걸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그건 내가 음침한 사람이기 때문에..ㅎㅎ;;; 사실 다른 사람의 관람을 지켜보게 될 때에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다. 우선 1. 한정된 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릴때, 2. 힘들어서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을때, 3.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누군가가 열심히 보고 있을때, 4. 내가 전혀 관심없었던 작품을 유심히 보고 있을 때. 그외에도 멋진 옷을 입은 누군가가 지나갈 때, 엄마와 아들이 함께 온 경우, 할머니 혼자 와서 보는 경우 등등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등장은 눈길이 가게 된다. 그리고는 궁금해진다.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나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함께 온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 건가요?


 나는 대부분의 미술관, 박물관, 전시 등은 혼자가는 편이다. 누군가와 함께가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가 가진 페이스가 무너지는 느낌이라 싫다. 그냥 보고싶은대로 보고 신경안쓰면 되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뭔가 누군가와 함께 간다는건 속도를 맞추고 함께 이야기 한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속도를 맞추는건 중요한 일처럼 느껴진다. 상대방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혼자 전시를 보고 나가면 외로운 느낌도 든다. 같이 이야기 나눌 누군가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 사람의 감상을 나에게 들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텐데. 어쨌든 좋으나 싫으나 지금은 혼자 있기 때문에 혼자 갈 수 밖에 없다.ㅋㅋㅋㅋㅋ 혼자이길 바라면서도 같이 있기를 원하는 내가 참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Process.


신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명상을 대체할수 있다는 이야기.




Untitled 82-10-15, 정상화



Conjunction 15-214, 하종현



Ecriture, 박서보



 아니 근데 사진이 왜이렇게 어둡지.. 사실은 흰색 벽인데 완전 회색빛 벽이 되어버렸다. 설명을 읽기 전에도 현대 미술 전시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세 작품. 근데 정말 희한하게도 세 작품 다 한국작가의 것이다. 어떻게 이럴수 있지. 나 너무 한국 사람인가..? 저 작품들이 누가봐도 한국 작가의 작품들인가..? 아니, 내가 여기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볼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해서 놀란거일수 있겠다. 이렇게 하나하나 조금씩 알아가는거겠지.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링크 첨부한다. 영어로 된 설명만 읽었을땐 모호하게 다가 왔는데 한국어로 읽으니 너무 좋다. 위에 언급한 작가분들이 많이 나와서 읽기 좋다.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링크. 한국에 가면 국립현대미술관에 한번 가보고 싶다.


Link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4154&cid=58861&categoryId=58861



 위 작품들은 단색화로써 반복성과 촉각성이 특징이다. 여기에 수행이라던지 명상의 의미가 더해져있는데 한국의 정신성이 들어가있다는 평가를 받는 듯하다. 최근 몇년간 엄청난 인기였던 것같다. 그림도 지금까지도 그러하기에 내가 보스턴 미술관에서 이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이겠지. 앞서 봤었던 무라카미 전시에서도 굉장히 일본스러운 느낌을 받았는데, 이 작품들도 한국적인 정서가 굉장히 강조되는 것 같다. 내가 뭔말하는지 모르겠는데 유명해지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적 요소가 필수적인걸까? 하지만 서양의 작가들에게선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는걸. 그 '사람'의 삶이나 내면이나 사고 만으로도 인정받는 느낌이었는데. 아직 한국 미술이 알려지는 단계니까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컨템퍼리리 관 옆의 사진전시. 가족사진에 대한 전시였는데 되게 흥미로웠다. 가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아이들용으로 이 전시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족에 대한 이미지라던지 사진속 소품, 구도에 대한 질문지가 있었는데 나도 한번 해봤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우리 가족에 대해서 생각했다. 점점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면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데. 그리고 친동생을 떠올렸다. 최근 몇년 사이에 관계가 많이 바뀌었다. 나로선 조금 더 긴밀해졌다고 생각해서 동생한테 얘기했더니 그러면 예전에는 안친하다고 생각했냐고 한소리 들었다. 동생아 그게 아닌데...ㅠㅠ;;;; 보스턴 미술관은 다른 미술관들보다 더 친절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사진전시는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새로웠고 직접 질문도 던져주니... 다음으로는 유럽회화관으로 갔다. 이날의 목표(?)는 컨템퍼러리관 관람이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유럽회화도 보러 갔다.




빈센트 반 고흐, 오베르의 집들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점은 그림의 질감이나 촉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물론 만지지는 않아요) 특히 고흐의 그림을 관람하고 싶다면 미술관에서 보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Flat한 다른 그림들과 비교하면 붓터치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나는 눈으로 붓터치를 느끼는 순간들이 좋다. 그림을 보면서 에너지를 느낀다. 그래서 여기서 보고 저기서 보면 물감 그림자까지도 보이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정면 사진들과는 정말 다른 것 같다.








 그리고 보스턴 미술관은 오귀스틴 룰랭의 초상과 우체부 조셉 룰랭의 초상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지금 없다고.. 너무 허무했다. 유럽회화관에 가면 꼭 봐야지 생각했던 그림이었는데. 최근에 러빙 빈센트 영화를 봤던 터라 더욱 더 보고싶기도 했는데 못봐서 아쉬웠다. 어디로 갔나요...? 지금 어느 나라에 있나요..?




폴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생명의 시작과 끝을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맨 오른쪽의 갓난 아기, 가운데의 청년, 맨 왼쪽의 나이든 사람까지. 나도 궁금하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생각을 많이 한다. 아니 그까지는 못가더라도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고 싶은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아직도 너무 어렵다. 하지만 지금의 시기가 나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고 믿는다. 




클로드 모네, La Japonais


 이 그림이 여기 있었구나..! 이 시기에 일본판화가 유행이었고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그림으로 보는건 또 다른 충격인거 같다. 내가 알고 있던 시간과 공간 개념이 뒤틀리는 느낌? 왜 그런... 우리나라 연예인이랑 외국 연예인 비교하면서 이사람이랑 이사람이 동갑이다 이런글을 봤을때의 놀라운느낌.





또 다른 모네의 그림.





이 그림은 네덜란드 관에서 찍어온 그림인데 작가랑 제목을 안찍어왔다.. 근데 산딸기가 진짜 산딸기 같아서 놀랐다. 특히 저 도돌도돌한 씨가.. 대박이야






  이 두 그림 다 네덜란드 관의 작품들. 뭔가 지금까지 익숙했던 서양 그림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생각보다 되게 재밌고 흥미로웠다. 네덜란드 그림도 공부해보면 재밌을까. 내이름은 김삼순 드라마에서 삼순이가 자기는 책방에서 우연히 꺼낸 책이 파티쉐에 대한 책이어서 자기는 파티쉐가 되었다고, 자기가 만약에 병아리 감별에 대한 책을 꺼냈으면 병아리 감별사가 되있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했었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났다. 어쩌다 들어간 유럽 회화관 중의 네덜란드 관에서 흥미가 생긴 뫄뫄는 네덜란드 미술을 공부하게 된다.(?!!?)





서양회화관까지 봤는데 시간이 또 남아서... 이번엔 한국관에 가보기로 했다.





 정말 나 혼자 뿐이었다.. 아무도 오지 않았음. 한국의 지리적인 특성에 대한 설명이 있고 고려청자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 말고도, 한국인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으면 좋겠는데 전시 된 것들이 너무 아쉬웠다. 한정된 공간이니 어쩔수 없겠지만 거의 고려청자 밖에 없었으니까. 다른 유물이나 문화재, 그림등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그게 엄청 어려운 일이란걸 알아서 더 아쉬운 마음.





 그리고 바로 옆에서 오게 된 일본관. 티비에 도자기 인형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봤는데 너무 기괴해고 스산함.. 아무도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무서워서 보다가 자리를 떴다.





그리고 뭔가 웃겨서 찍은 일본의 요괴모음.. 박물관은 정말 박물관인가보다.. 별게 다있음..


정말 별얘기 쓴것도 없는데 글 쓰는데 두시간은 걸린 것 같다. 특히 미술관/박물관 다녀온 후기는 정말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아직 frick's collection이랑 메트로 폴리탄 다녀온 얘기는 쓰지도 못했는데 이러다가 기억이 증발해버리는 건 아닐까. 기억이 증발할까봐 무서워서 우선 가장 최근에 다녀온 보스턴 미술관 포스팅 먼저 했다. 가게 될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무료 표가 생겨서 다녀와서 그런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술관 가면 인상주의 그림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는데 이제는 정말 평생 볼 인상주의 그림들 다 본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편안하게 특별 전시도 보고, 밥도 먹고(?), 사진전도 보고 아시아관도 둘러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이집트, 아메리카관 등은 시간이 없어서 잘 못봤는데 다음에 또 큰 박물관을 가게 되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서 그 쪽 전시도 보고 싶다. 아 보스턴 미술관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어 가이드가 없다는 점..? (아마도)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면 훨씬 편하게 작품을 감상 할 수 있으니 그점이 좀 아쉬웠다. 다음에 가는 곳엔 꼭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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