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ady state
220227 하데스 타운 (박강현, 최재림, 박혜나, 김환희, 양준모) 본문
어쩌다보니 푹빠지게 되어... 막공까지 챙기게 되버린 하데스 타운.
버스타고 공연장 가는길 날씨가 너무 좋았다
길에서 본 너무 귀여운 강쥐.. 너도 봄이 오는게 느껴지지??
매일 급하게 오느라고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엘아센..ㅠㅠ
막공날 되서야 포스터 구경도 해본다.
포토존도 찍어봤다.
근데 볼수록 포토존 색감이 애매한거 같다..
오늘 캐스트는 박강현/최재림/박혜나/김환희/양준모
다른캐스트는 봤었고 양데스는 처음이다..!
오늘의 자리는~OP좌블!
25일 저녁공보고 너무 아쉬워서 예매처 산책하는데 OP좌석이 보여서 홀린듯 결제해버렸다..
이건 OP 처돌이에게 내려주시는 연뮤신의 선물 아닐까..ㅎㅎ
"Road to Hell"
헤르메스가 평소보다 뭔가 업되어 있는게 느껴졌다..ㅋㅋㅋ
아니 근데 환희배우님 책상에 앉을때부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나도... 같이 그렁그렁해짐.. 첫 넘버부터 엄청 울었네.. 이게 루프물이란걸 알고 볼때랑 모르고 볼때 감상이 참 다른데 보면 볼수록 눈물포인트가 많아지는 신기한 극이다.
로드투 헬인지 다른 넘번지 헷갈리는데 밴드 소개할때 에우리디케가 트럼본쪽에서 웃으면서 박수치는데 너무 예쁘다. 에우리디케를 어쩌다 보니 다 환희배우로 보게 되서 나한테 에우리디케=환희배우님이 되어 버렸다..ㅠㅠ 제발 행복하세요..
그리고 박수치는거 너무 재밌다.. 제발 코로나 끝나고 재연와서 더 즐길수 있으면 좋겠다.
"Any Way the Wind Blows"
운명의 여신이 "바람이 후~" 하면서 에우리디케 머리카락을 치는데.. 너무 미움.. 진짜..
“A Gathering Storm“에서 머리카락 또치는데 이때도 너무 미워.... 에우리디케 괴롭히지마..
"Come Home With Me"
에우리디케를 만나자마자 "결혼해요"라고 얘기하는 오르페우스는 항상 너무 귀엽고 웃기다. 이날은 오르페우스가 잘 보이는 자리라서 오르페우스 위주로 봤는데 에픽1이 끝날때까지 에우리디케를 너무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 같았다. 다른곳에 눈길 줄법도 한테 에우리디케 가는곳 마다 미소지으면서 시선으로 쫓아가는 모습을 보니 .. 너무 예쁜 사랑을 지켜보는것 같아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Wedding Song"
웨딩송을 듣다보면 자연물이 선물을 막 주는데 이날은 강물은 왜 반지를 줄까에 꽃혀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흐르는 강물에 손을 비스듬히 뉘여서 넣으면 손가락에 물이 닿는 부분에 링이 생기겠구나.. 깨달았다.
최대한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찾기가 쉽지 않네.. 어쨋던 강물에 손을 넣고 반지라고 행복해할 오르페우스랑 에우리디케를 생각하면 너무 예쁨... (눈물버튼 딸깍)
웨딩송은 가사가 너무 예쁜것 같다.
"Epic I"
오르페우스가 에픽1을 부르는 동안 처음으로 페르세포네랑 하데스가 게임하는 장면들이랑 페르세포네가 난간에 기대서 인간들을 내려다 보는 모습들을 구경했다. 이때는 페르세포네가 봄이 아니라 여름에 올라오는데 가방에 보면 해바라기 등 여름꽃이 가득한데 2막에서 지상으로 올라올때는 봄꽃을 가방에 가득 담아서 올라온다.
하데스 타운에서 기후변화 이슈도 다루고 있다고 봤는데 이렇게 표현했구나. 와중에 겨울이 길어지고 봄가을이 짧아진걸 보니.. 지구온난화와는 반대구나 라고 생각해버린 이과였다..
"Livin' It Up On Top"
페르세포네가 적응 못하고 두리번 거리는 에우리디케 엉덩이로 쳐서 무대 중앙으로 보내버리는 장면에서 박혜나 배우님 표정이 너무 익살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무대에서 춤추고 파..
페르세포네가 에우리디케 보는 눈빛이 어린 자신을 보는듯한(?) 혹은 자신을 투영해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멀리서 보느라고 인간들을 유심히 본적이 없었는데, 이날은 표정까지 생생하게 보였다. 행복을 춤으로 표현한다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춤이 행복이구나.. 생각했다. 생동감이 그대로 전달되는듯 했다.
"All I've Ever Known"
페로세포네가 헤르메스 쪽으로 와서 바닥에 앉아서 에우리디케랑 오르페우스 꽁냥거리는거 구경하는데 그 모습이 참 좋았다.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어서 페르세포내가 이 넘버 할때 무대 위에 있는지도 잘 몰랐었는데 어두운 한쪽 구석에서 둘이 예쁘다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게 마치 수호신 같았다. 그리고 페르세포네는 술과 약에 취해있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이때는 뭔가 온전한 정신(?)인 것 같다고 해야할까.. 본인과 하데스의 어릴때 모습을 상상하진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에우리디케에게 가장 이입할수 있는 넘버가 이 넘버였다. 오랜시간 동안 외로웠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고, 견디고 있었다는것도 몰랐다고 말하는 에우리디케가 너무 안쓰러웠고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어디선가 지나가듯이 본 글에서 실제로는 엄청 힘들고 외로워도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정말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나도 나 괜찮다, 다들 이정도는 힘든거 알고 있다하면서 내 힘듦을 돌봐주지 못할때가 있었는데 사실 내가 정말 힘들었구나를 느낀날 엄청 울었던 것 같다. 에우리디케도 힘든걸 인지하지도 못할만큼 열심히 살아내오고 견뎌온게 너무 안쓰러웠는데 오르페우스를 만나서, 행복해져서 안도가 되었다. 같이 하데스 회전도는 친구한테 나는 이 넘버가 가장 공감이 간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며칠뒤에 자기가 이 넘버를 곰곰히 떠올려봤는데 너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말해줬는데 엄청 감정적으로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 말 들으면서 또 눈물이 글썽 글썽 되버렸다.. 그 블로그를 친구가 볼 일은 없겠지만.. 나랑 오랫동안 친구가 되줘서, 깊은 얘기를 나눌수 있어서 너무 좋고 고마와..ㅎㅎ
이 넘번지 아닌지 가물가물한데 에우리디케가 오르페우스 목에매달려서 빙글빙글 도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처음으로 오르페우스가 듬직해보였다. 그전까지는 그냥 해맑은 아이로만 느껴졌는데 어디 기대거나 받치는거 없이 오로지 에우리디케를 목에 감고 두팔 벌리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막공이라 그런가 그냥 둘이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고 행복한 모습 보면 눈물나고 막 그랬다..
그리고 회전러라면 "그댈 알고 있었다는 확신뿐" 가사 들으면 눈물이 주룩 할것이다....ㅠ 완전 이날 찐만두 되서 공연장 나옴..
"Way Down Hadestown"
“A Gathering Storm"
"Epic II"
에픽2는 박제된것도 없고해서 가사를 잘 몰랐는데 이 넘버에서 하데스는 봄이되어 지상으로 올라간 페르세포네를 생각하며 질투와 의심이 피어난다고 이야기를 한다. 페르세포네가 지상으로 올라간 동안의 하데스의 감정이 어떨까 생각해봤을때 그리움이 가장 클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그리움보다 조금 더 복합한 감정이었다. '페르세포네가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올까? 안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페르세포네를 기다렸구나. 근데 나는 왜 아직도 그래서 왜 하데스가 벽을 세우고 사업을 하게되는지 연결이 잘 안된다..ㅜㅜ;; 그런 물질적으로 완벽한 세상을 만들면 페르세포네가 좋아할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건가? 에픽2 얘기는 2막 넘버에서 (아마 "His Kiss, The Riot"?)에 이어서 좀 더 적어보려고 한다.
"Chant"
"Hey, Little Songbird"
양데스는 처음이었는데 톤이 높아서 깜짝 놀랬다.. 지금까지 지데스만 봐서.. 당황스러웠지만 물흐르듯이 매쓰러운 하데스의 목소리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하데스 타운이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도 보여준다고는 하는데 그런 포인트들이 잘 안느껴졌었는데 양데스에게서는 자본가 느낌이 확 난다. 에픽2, 챈트에서 노동자들(?)의 노래를 느꼈다면 여기서 자본가의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더 대비됐던것 같다. 조형균 오르페우스가 좀더 혁명가(?)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하는데 양데스랑 같이 보면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When the Chips Are Down"
매일 헷갈리는 가사가 있는데 잔치국수가 맨날 들린다.. 잔치국술 위해 싸우지라고 들리는데 무슨 가사일까.. 단지 몫을 위해 싸우지 인가..?
이 노래에서 에우리디케가 칼 맞는 가사가 있는데 너무 아프게 칼맞고 쓰러지는 것 같아서 안쓰럽다.
근데 운명의 여신들 연기를 너무 잘한다. op석에서 가까이서 한번은 봐서 너무 다행이다.
"Gone, I'm Gone"
헤르메스가 기차 경적(?) 불때 이전에는 뿌-뿌- 힘차게 부는데 이때는 후우웅...후우웅.... 하고 약하게 불어서 더 슬프다..
그리고 에우리디케가 기차를 타면 헤르메스가 촛불을 정말 소중하게 감싸고 불을 끄는데 이장면도 처음봐서 너무 찡했다. 수없이 촛불을 감싸고 불씨를 꺼뜨리는 헤르메스의 마음이 어떨지..
하데스 타운이 정말 세련된 극이라고 생각한게 운명의 여신들 가사가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다고 해야할까.
배부를때나 원칙이 중요하지 하면서 관객석을 보면서 너는 안그럴 것 같아?라고 물음을 던지는 장면은 볼때마다 충격적이다. 절대 신의 입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대사여서.. 그리고 정말정말 현실적인 가사들이라 인상깊다.
"Wait For Me"
솔찍히.. 웨잇포미는 중블이 진리기는 하다.. 가까이서 보니 좋았지만 사이드다 보니 웨잇포미 연출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해서 좀 아쉽긴했다. 근데 오른쪽 사이드 조명이 내쪽을 비출때는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이제야 안건데 무대가 넓어지는게 벽에 금이 가고 그 틈 사이로 오르페우스가 하데스 타운으로 들어가는걸 막공 되서야 깨달았다..ㅋㅋㅋㅋㅋㅋ
"Why We Build the Wall"
지금까지 자유를 위해 벽을 세우는게 참 이해가 안됐는데 다른 사람 후기에 하데스가 가스라이팅 한거라고... (충격) 이런 해석을 보니 이해가 됐다. 거의 세뇌 식으로 자유를 위해 벽을 세운다고 하는거였구나. 일꾼들 표정이 너무 공허해서 생각하는 법 자체를 빼앗긴 것 같았다.
"Our Lady of the Underground"
박혜나 배우님 페르세포네는 찡끗하는 표정이 너무 좋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페르세포네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장면이 있어서 마스크 속으로 함박웃음 짓고 있는데 아이컨택한 느낌..! 서로 웃고 있다가 눈이 딱 마주친 느낌이었는데 순간 너무 행복했다..ㅠㅠ 마치 내가 에우리디케가 된 느낌이었다.
박수준비하는것도 너무 재밌음!!
"Way Down Hadestown (Reprise)"
"Flowers"
"Come Home With Me (Reprise)"
오르페우스가 어두운 통로를 뛰어들어와서 노래하는데 너무 힘든길을 지나온게 느껴져서 이날따라 감동이었다. 확실히 오늘은 하데스 타운이 단순히 제2의 장소가 아니라 죽음 이후의 세계라는게 느껴졌다. 오르페우스는 단순히 에우리디케를 데리러 온게 아니라 죽은 에우리디케를 살리려고 자신도 죽어가면서 온거니까.. 자기도 죽음에서 끝날수도 있는데 에우리디케를 구하러 가는 마음이 너무 감동이었다.
"Papers"
"Nothing Changes" &"If It's True"
운명의 여신들 너무함... 진짜 말이 비수가 된다는게 뭔지 알것 같다.. 하데스 타운에서 의심은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데리고 지상을 나갈때 하데스를 향한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때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다. 노래는 운명의 여신들이 하지만 이건 오르페우스가 스스로를 의심하는 대사처럼 느껴졌다. 어차피 해도 안될건데 왜 했지? 지난일을 어떻게 되돌리지? 내가 변화시킬수 있을까?하는 마음들. 그 마음이 '어차피 해봤자 안돼. 되돌릴수 없어. 변화시킬수 없어.' 하고 진실로 느껴지는 순간 얼마나 허무하고 장벽이 높아 보였을까.사람의 성장은 일차함수가 아니라 계단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한칸 위를 올라가기 직전에, 끝없는 평지를 걷고 있는다고 느껴질때 이런 마음이 드는 것 같다. 비단 오르페우스 뿐만 아니라 나 역시.. 아무리 해도 발전이 없는 것 같을때, 묵묵히 해나가면 어느샌가 성장할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뭐가 변할까? 해도 소용없는거 아닐까?"하는 마음이 자꾸 나를 괴롭힌다. 극을 보고 있을때는 '당연히 변하지 바보야! 왜 갑자기 멈춰서는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아우성 치게 되는데 이게 사실은 정말 나약해 질때마다 스스로에게 찾아오는 의심 같다. 그럼에도 다시 노래를 부르는것.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하데스 타운의 메세지다.
극에서 천진난만 강쥐 같던 오르페우스가 각성하는 부분이 두군데 있는 것 같다. wait for me랑 여기 진실송. 울먹이면서 체념하고 돌아가겠다는 오르페우스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럼에도 벽에는 귀가 있는법!!!!! 일꾼들이랑 같이 각성하는 오르페우스를 보면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 아니.. 그리고 박강현배우가 노래를 너무 잘함.. 너무... 너무 잘해.. 울부짖는 듯한 오르페우스는 1막의 오르페우스랑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려서 너무 놀랍고.. 호소력이 짱짱이다..
그리고 일꾼들 표정이 너무 절박해 보인다. 일꾼들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너무 갑자기 각성하는 느낌도 들었지만 이부분이 되게 좋았다. 연대가 잘 느껴졌고 하데스로 대변 되는 자본가랑 일꾼들로 표현되는 노동자의 대립이 잘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이 넘버였는지 가물가물한데 일꾼들이 모자를 벗는순간 일꾼 1, 2, 3, 4, 5 가 아니라 한명의 개인이 나타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다들 울고 계셔가지고..더 이입이 됐던 것 같다.
"How Long?"
"하데스, 나의 빛. 하데스, 내 어둠" 이 가사가 이날따라 인상깊었다. 지금까지 몰랐던 가사여서. 지하세계의 왕이지만 페르세포네의 세상에서는 빛이었다는걸 새삼 알게 다시 느끼게 됐다. 가사 순서도 빛이 먼저였다가 어둠이 뒤에 나오는게 슬프다..
"Chant (Reprise)"
여기 모든 배우들 목소리가 다 짱짱하게 어울어져서 짜릿하다..
하데스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때 그냥 오르페우스한테 기회주는건줄 알았는데 죽이려고 내려오는게 충격임..ㅠㅠ
"Epic III"
에픽3 때 오르페우스 뒤로 좌로는 헤르메스랑 페르세포네, 가운데는 운명의 여신들, 우로는 일꾼들이 서있는데, 세그룹의 손모양이 서로 다른 점이 재밌었다.
일꾼들은 기본 차렷자세에 두 주먹을 꽉쥐고 있었는데, 오르페우스가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는 마음과 긴장이 가득한 상태등이 결연한 주먹으로부터 느껴졌다.
반면 운명의 여신들은 셋다 팔짱을끼고 어디 해보려면 해보란 표정이었다. 팔짱이 굉장히 철옹성 같아 보였달까..
헤르메스&페르세포네 오르페우스를 응원하는 신들이지만 일꾼들과는 다르게 특별히 손이 뭔가 하지 않고 있었다.
자리는 가까웠지만 시야를 조금 넓게 해서 보려고 하니 이런 디테일들이 보여서 등장인물들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는 듯 해서 재밌었다.
관극할때 에픽3에서 눈물 줄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후기를 쓰니 그때의 감정이 희석되어버렸어... 이래서 후기는 바로바로 써야한다..
"Promises"
"Word to the Wise"
보면 볼수록 운명의 여신들은.. 충격적인 캐릭터다.. 신을 조롱하는 신... 여기서 하데스가 신보다는 인간에 가깝게 느껴졌다. 이 넘버 이전에 운명의 여신은 인간들의 머릿속에서 혼란을 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비단 인간뿐만 아니라 지하세계의 신인 하데스의 머릿속도 헤집고 다니는게 나에겐 충격이었다. 오히려 운명의 여신이 하데스 위의 초월적인 존재라고 느껴졌다구 해야할까.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온갖 다양한 의심과 혼란등이 운명의 여신 자체 같았다.
"His Kiss, The Riot"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에게 조건을 내걸고 에우리디케를 데려가게 한다. 그 조건은 지하세계를 빠져나가는 동안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것. 왜 많고 많은 조건들 중에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었을까? 운명의 여신들이 말했듯이 인간은 연약하다. 그렇게에 무너지게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일텐데 하필 왜 의심을 하도록 만들었을까.
아마 신인 하데스가 통제할수 없는것, 가장 힘든일이 페르세포네가 일년에 절반동안 지상에서 보낸 후 다시 지하로 돌아 올것이란 확신을 갖는 일 아니었을까? 페르세포네가 지상에 있는 동안 수 없이 들었을 의심이 하데스에게 가장 힘든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데스는 그 일을 매년마다, 다음해가 와도 페르세포네를 지상으로 보내는 것을 보면 의심을 이겨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매번 일찍 데리러 온다는 점에서 애매하긴 하다..)
그래서 본인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지만 그래도 성공했던 일, 의심을 이겨내는 것을 조건으로 걸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오르페우스한테 버럭버럭하긴 했지만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에게서 본인의 모습을 봤을것이다. (사랑에 빠진 남자..ㅎㅎ) 그리고 마음속 한구석에 오르페우스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Wait For Me (Reprise)"
이 넘버 너무 좋은 포인트가 너무 많은데 가을에 다시 해보자, 하고 약속하는 하데스랑 페르세포네 너무 좋다..
"Doubt Comes In"
정말 신기한게 이 넘버때는 어둡고 축축한 지하동굴을 걸어나가는 기분이 든다. 포그 때문인가..? 근데 노래도 의심이 가득가득해서 너무 신기하다..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보고 주저 앉아서 울때 중블에서는 우는 모습이 잘 안보였는데 좌블에서는 우는 모습이 너무 잘보였다.. 유투브에서 이 장면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박강현, 김환희 배우한테 물어본 인터뷰를 봤는데 김환희 배우가 이제 다시 못보는구나, 싶어서 더 얼굴을 보려고 한다고했다. 뭔가 야속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진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마지막이 아쉬워서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희배우 너무 좋아.. 인터뷰 하는거 보면 에우리디케 캐릭터에 정말 애정이 가득한게 느껴진다.
"Road to Hell (Reprise)"
중요한 것은 결말이 어떤지 알면서도 노래를 다시 시작하는 일.
하데스 타운 회전을 돌면서 같은 극을 보지만 매번 인상깊은 점이나 깨닫는 점이 늘어간다는 점에서 나도 성장해 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 극은 끝없이 루프를 도는 것 같지만 그 속의 인물들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세상을 바꾸고 의미를 찾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나의 일상 역시 매일 반복되는 것 같지만 성장할것이고, 다시 시도하는 일들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왜 하필 성스루 뮤지컬일까, 생각해봤는데 노래가 끊기지 않는다는 점 역시 이 극의 메세지와 연결이 되어 있구나, 생각했다. 노래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We Raise Our Cups"
무대 인사 없이 커튼콜만 진행되고 끝나는건 아쉬웠지만 여운이 오래 남았다.
자리 바로 앞에 세 운명의 여신들이 계셨는데 눈물이 끝까지 차오르는 모습을 보니 또 눈물이 났다. 내가 무대 위에 있었으면 맨날 울었을 것 같은데 이걸 매회차 컨트롤 하고 계시는 운명의 여신님들께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두줄씩 적어 놓은 메모장 후기보면서 몇시간씩 감상을 적어보았는데.. 다시 보면 또 새로운 점이 보일 것 같은, 그래서 좋아할수 밖에 없는 하데스 타운이다. 덕분에 행복했어요 (대구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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