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연극/Hadestown

220225 하데스 타운 (조형균, 강홍석, 박혜나, 김환희, 지현준)

Sunshine state 2022. 2. 26. 01:56

하데스 타운.. 주변에 재밌게 보고 온 사람들도 많고 추천도 많이 받아서 궁금했던 작품이었다.

지난주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가볍게 3층에서 구경이나 해볼까~하고 갔다가 일주일 내내 하데스타운 넘버만 들었다는.. 이야기..

지난번엔 박강현 최재림 김선형 김환희 지현준 캐스팅으로 보고 왔는데 정말 재밌게 보고 왔었고, 조형균-강홍석 캐스트도 궁금하여 오늘 공연을 다녀왔다.

두근두근... 에우리디케랑 하데스는 같은 캐스트고 페르세포네도 박혜나 배우님으로 처음 봐서 기대가됐다.

두번째 관극이지만 하데스타운은 공연 특성상 첫관극과 두번째 관극사이에 차이가 있기에 아무래도 지난 공연에 비추어 든 생각들을 많이 적게 될 것 같다.

뱃지 사고 싶었는데 전부 품절이라서 아쉬운대로.. 모나미 볼펜세트라도 사왔다.

지난번에는 못찍었던 포토존. 오늘은 친구랑 같이가서 포토존에서 사진두 찍었다 ><


이제 기억나는 대로 관극 후기

- 공연을 시작하면서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데 리듬에 맞게 박수치는게 너무 재밌엇다. 나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내적 리듬을 표현 할 수 있는 시간.. 사실 3층에서 1층 봤을때 너무 부러웠다. 3층사람들은 박수를 안치길래 1층만 하나? 생각했는데 1층은 다 신나서 박수치길래 냅다 박수 침! 코로나 좀 풀리고 이런 넘버가 많아지면 재밌을 것 같다.

- 처음 공연을 봤을때는 간단한 줄거리 정보만 알고 가서 루프물이라는것도 잘 몰랐는데 이제 알고나서 공연을 보니 그저 오르페우스랑 에우리디케가 만나는 순간부터 눈물이 주륵..ㅠ

처음봤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느낌이라는 가사가 처음들었을때는 관용적인 표현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다르게 느껴진다. 돌고돌고도는 루프속에서 만남과 만남과 만남을 지나와 처음만났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는 느낌이라는게.. 오늘의 극은 지금 시작되지만 지난 공연을 우리는 보았고, 같이 경험했기 때문에 더 반가운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이미 그 공연은 끝이 났지만 우리는 또 만났고 앞으로 어쩌면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같은 경험을 나눈다는 유대감같은 것이 몰려왔다.

- 그리고 극중에서 시간은 정말 빨리 흐르는구나... 느꼈다.. 노래 한곡에 페르세포네가 지하에서 올라와 봄이되고 노래 한곡에 다시 지하세계로 내려가서 추운 겨울이 와버렸다.. 처음봤을때는 스토리는 매우 단순한데 이게 뭐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 전개가 빨라서 적응이 안됏던 것 같다. 지금은 어느정도 머릿속에 흐름이 있어서 당황하지않고 빠르게 따라가면서 들었다.

- 성냥냄새. 저번엔 3층에서 관람해서 에우리디케가 초 켜는것도 제대로 몰랐는데.. 1층은 성냥으로 초에 불을 붙이니 성냥개비 타는 냄새까지 났다. 뭔가 신기했다. 극중에 잠시 내가 참여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에우리디케가 켠 촛불을 눈으로만 지켜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냄새를 공유함으로써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래서 내가 1층을 포기 못한다... 오늘 다녀와보니 1층과 3층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1층: 오늘 내 자리는 10층 중중블! 하데스는 조명을 느끼려면 무조건 중블 추천을 받아서 내가 구할수 있었던 최선의 양도 자리 10열 중블에서 관람하고 왔다. 자리 완전완전 만족! 왜 기적의 엘아센이라고 하는줄 알겠다 좌석간 여백?이 굉장히 적은 느낌이었다.. 왼블오블도 중블이라고 우기면 우길수 있는 정도라고 느껴졌고, 8열이 명당이라고 하는데 10열도 무대랑 충분히 가깝게 느껴졌다. 배우들 표정도 적당히 잘 보였다. 잘 안보일까봐 오글도 챙겨 갔는데 거의 든적 없었다. 그리고 오르페우스랑 에우리디케가 눕는 장면이 있는데 10열 앞열은.. 걍안보일거 같던데... 10열정도는 되야 누워 있는 모습이 보일 것 같았다. 단차가 좋았다. 앞사람 앉은키가 넘 크셔서 좀 걱정됐는데 무대 중에는 머리에 가리는 일 없이 시원하게 잘보였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조명 연출 보기에 중블이 딱이었다. 근데 좀 더 뒤로 가야 더 잘 보일 것 같은 느낌. 3층에 비해서 핀조명이나 조명 색 변화가 더 눈에 잘 들어와서 극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3층: 음향이 정말 좋다. 진짜 이렇게 깔끔하게 들리는 공연장은 처음이라 로드투헬 처음부터 너무 충격먹었다. 하지만 1층음향은 3층 정도는 아니었다..ㅎ 하데스 타운 무대는 가운데 회전 장치를 중심으로 반원?모양의 구조인데 정면에서 볼때랑 위에서 바라 볼때랑 시야가 완전히 달랐다. 회전무대 특성상 위에서 바라 봤을때 무대 깊은쪽의 인물 동선도 잘 보이기 때문에 한번쯤은 2, 3 층을 가보는것도 추천이다. 근데 계속 빙글빙글 해서 조금 지겹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건 1층에서 봤을때는 잘 안느껴졌다. 지루한 느낌이 없었음. 그리고 내 착각인지 모르겠는데 페르세포네가 대사할때 벽의 위쪽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2, 3 층을 많이 보면서 노래한다고 느꼈다. 마치 내가 지상의 신의 시점, 혹은 벽으로써 하데스 타운을 관찰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신이되어 다른 신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생소하기도 했다. 마치 만화책(2D)를 그리는 작가는 현실 (3D)의 인물인것처럼 인간과 신을 바라보는 더 높은 차원의 존재가 된 느낌이 들어서 신선했다. 그리고 가격적으로 메리트가 있다..ㅋㅋㅋㅋ 3층은 전석 A석으로 1층 VIP(15만원...)에 비해선 확실히 가성비가 좋다! (참고로 인생주간 할인받아서 45000원 정도에 보고왔당..ㅎㅎ

- wait for me

사실 이것때문에 다시 보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보고 너무 충격먹어서 노래 듣는 내내 소름돋았던 웨잇포미. 우선 노래도 너무 소름인데 조명 연출까지 소름이다..? 이건... 소름이 멈출수가 없고 너무 짜릿함.

그리고 조형균배우의 목소리가 너무 좋다. 심지가 굳은 느낌? 대사칠때는 울먹거리는 느낌?때문에 연약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노래 부를때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더 단단한 느낌이 들어서 가사가 더 잘 전달되는 느낌이다. 그냥 이거는 직접 눈으로 봐야한다.. 그리고 왜 공연예술이 그 시간, 장소에 특징을 갖고 있는지 잘 알수 있는 연출이다.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서 조명의 세기나 각도 방향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다른사람들의 감상은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진 않는데 그 이유는 내가 앉은 자리에서 느낀 빛의 경험은 나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기억이 희미해지더라도 그 순간 내가 느꼈던 전율이나 감동이 오래 남는 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글로 남겨도 나중엔 잊어버리겠지만 오늘의 웨잇포미도 최고였다. 그래서 결론은 한번 더 보러 가야지..

그리고 오르페우스가 너무 대단하기 느껴지는게 성스루 뮤지컬이라서 대사 없다가 갑자기 노래처럼 말을 해야한다던가 노래중에 공백의 시간 후에 냅다 고음 불러야하는 파트들이 있는데 너무 흔들림 없이 쭉쭉 불러서 너무 짜릿함.. 말 안하다가 말하면 가끔 삑사리나는데 그런게 전혀 없어서 맘편히 볼수 있었다.. 결론 오르페우스 짱^^
그리고 떨리는 연기가 너무 실감나서 연기가 아닌것 같은 느낌 ㅠㅠ 어찌 저런것 까지 조절을 할까
그리고 마지막에 빰! 하고 파란? 조명 쫙 쏘고 끝나는것도 너무 좋음


- 그리고 운명의 여신 너무 잘한다. 너무 잘해서 미울때도 있다. ㅋㅋㅋㅋㅋㅋ 에우리디케 머리카락 치고 지나갈때 나가 다 마상입음.. 근데 세분 화음 듣고 있으면 극락에 온것 같다. 맞아 오늘 공연이 더더 좋았던게 첨엔 넘버가 낯설어서 지루했는데 이제는 너무 흥겹고 노래 나올때마다 너무 반가움.. 자꾸 리듬타게되서 큰일이었다. 운명의 여신들의 대사는 항상 내 예상을 빗나간다. 이런 상황에선 이런 대사가 나올 것 같다 하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항상 실제 대사는 반대다. 예를들어 에우리디케가 하데스 타운으로 가기로 결정한후에 관객들한테 너라면 안그럴거 같아? 이런식의 노래를 하는데 뭔가 예상치 못한 가사여서 놀랬다.

-에픽3때 배우들 많이 운다고 후기는 봤는데 지데스 얼굴이 눈물 범벅이라서 깜짝 놀랬다.. 나도 같이 주루륵.. 이 넘번지 근처 (?) 넘번지 오르페우스가 에우리티케를 뒤에서 껴앉고 하데스를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올페 표정이 너무 좋다. 얼굴이 긴장감, 불안감, 에우리디케를 향한 사랑, 책임감, 등등 수많은 감정이 표정에 드러나서 너무 인상깊었다. 극 초반에도 책상에 앉아서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백허그 하고 팔 감싸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사랑스러웠다. 오르페우스 키가 커서.. 쫌 멋있어 보이는거 같아.. 또 보고 싶다ㅠㅠ 왜 나 조형균 표 또 없는건데..... 이러다가 대구 가는거 아닌지.. 하하

- 하데스 타운이 정말 세련된 극이라고 느껴진게 상투적인 부분이 별로 없다는 점인것 같다. 저번부터 자유를 위해 벽을 세우는 것이 되게 특이하고 낯설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자유롭기 위해서는 벽을 허문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자유를 위해 세운 벽에 생긴 금으로 인해 하데스 타운에 이방인이 침입(?)한다는 전개가 흥미로운 것 같다. 근데 아직도 벽을 세운다는 정확한 의미가 안와닿는다.. 한번 더 보면 느껴지려나.

- 오르페우스를 지상으로 보내기 전에 운명의 여신들이 하데스에게 빨리 선택하라고 재촉하는 장면이 있는데 흔들리는 하데스를 보면서 이곳에서는 신도 완전한 존재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이라고하면 빈틈없고 완벽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런점에 비추어 본다면 오히려 하데스나 페르세포네는 인간 같고 운명의 신들이 정말 신 같다. 다른 신들에 의해 교란되는(?) 하데스의 모습을 보는것도 이 극이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 인 것 같다.

- 아 까먹을뻔 .. 환희 에우리디케 너무 잘함. 꾀꼬리 같아서 귀가 막 호강함. 그리고 이 극중에서 가장 공감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댈곳이 나밖에 없었어~ 노래 (제목.. 모르겠다ㅠㅠ) 모든 가사가 내가 살아온 삶이랑 겹쳐지면서 나를 보는거 같아서 너무 안아주고 싳었다. 에우리디케는 어떻게는 잘 헤쳐나갔겠지만
- 에픽3에서 헤르메스가 오르페우스 눈물 닦아주고 가슴 토닥토닥해주는데 또 수도꼭지 개방됨
- 에픽 1때 야자수(...)같이 생긴 꽃 만드는겈ㅋㅋㅋㅋ 눈으로 봣다... 자첫은 그런거 있는지도 몰랐다
- 에우리디케 넘어지고 일어날때 헤르메스가 손 내밀고 있는데 씩씩하게 일어나는 에우리디케.. 평생 응원한다ㅜ
- 에우리디케 등에 칼이 꽂히지(?) 할때 너무 고통스럽게 쓰러지는 거 같아서 맘아파..

아직도 기억 안나는 것들이 남은 것 같은데.. 기억나는건 여기까지ㅠㅠ


결론: 하데스 갓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