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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9

독서 기록

Sunshine state. 2019. 3. 23. 19:54

K 교수님 소개로 S 교수님과 면담을 하게됐다. 

면담 전 S 교수님이 K 교수님편으로 나에게 면담 전 책 세권을 읽고오라고 하셨다.

그책은 '와튼스쿨 인생학강의'와 '아웃라이어', '포노 사피엔스'다.

면담까지는 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어서 거의 일주일 내내 책만 읽었다. 

이 글은 독후감이라고 하기엔 좀 맞지 않는 그냥 세권의 책을 읽은 나의 이야기다.


[시대의 기회]


 아웃라이어 책에서는 한 사람의 성공의 원인이 개인의 뛰어남 때문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성공에는 시대의 기회와 다른 사람의 도움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금 시대는 어떤 시대일까? 요즘 따라 시대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 벅차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새 많은게 빠르게 바뀌어 간다. 이게 벌써 이렇게 변했단 말이야?라고 인지하는 순간 그 흐름은 벌써 큰 흐름이 된지 오래인 경우도 많았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신 인류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4차 혁명은 이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이끌어 낸다고 한다. 눈 깜빡하면 시대가 바뀐다. 1인 방송이 인기를 얻은지도 꽤 오래됐다. 나는 1인 방송이 비주류, 혹은 잠깐 유행하다 사라질 컨텐츠 정도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지금에 비하면 과거의 1인방송은 많이 다르기도 했고. 이후로 먹방, ASMR, 브이로그 등이 유행했다. 이게 나는 정말 순간의 유행일 줄 알았는데 이제는 글보다는 비디오가 편해지고 소통하기 좋은 매체가 됐다. 얼마 전 친구가 요새 동영상 배운다길래 어디서 배우냐고 물어봤다. 그러니까 유투브에서 보고 배운다고. 요새는 학원에서 배우기 보다 유투브로 배운다고 해서 놀라기도 했다. 항상 나는 최신 유행과 이슈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참 둔감했구나 하는생각도 든다. 어찌 됐던 지금은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가 됐다. 막연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주변에서 진행중인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금은 나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 대략적으로 81년생부터 96년생 까지를 밀레니엄 세대라 한다고 한다. 현재 경제 주도 세대다. 그리고 97년생부터는 포스트 밀레니엄 세대라고 한다. 누가봐도 나는 밀레니엄 세대고 친동생은 포스트 밀레니엄 세대다. 나이로는 4살 차이 밖에 나지 않지만 묘하게 가끔 이해할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러한 시대구분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던 밀레니엄 세대는 한창 경제 활동을 할 세대다. 이미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취준생도 있을것이고 취업이 아닌 다른 형태의 경제활동을 하는 세대일것이다. 지금 시대가 너무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처럼 막막하게 느껴질 때 새로운 흐름이 다가온다는 건 시대의 기회가 찾아오는게 아닐까? 이 흐름을 감지하고 나의 길을 만들어 간다면 좋지 않을까.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싶다. 

 아 그리고 이건 좀 먼 미래에 하고 싶은일. 지금의 나는 잘하고 있던 못하고 있던 여러가지 기회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학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 또 나에게 다가왔던 기회들로 인해 내가 지금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나는 운이 정말 좋았던 케이스였다. 나중에 어려운 환경에 있는 여학생들에게 장학금이 됐던 교육을 기회를 주던 교육 환경을 개선해 주던 더 나은 환경을 위한 기회를 주는 일을 하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서 장학금을 기부하는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는 했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생활에 밀접하고 실용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 지금은 막연한 꿈만 있을 뿐 구체적 계획이나 사업플랜이 있는게 아니다. 그런 단체를 찾아볼까? 책을 읽다가 그래도 하고싶은 일이 하나 생겼다. 책을 읽다보면 원하는게 있어? 그런데 왜 지금 안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1만 시간의 법칙]


 1만시간의 법칙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딱히 적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가 1만시간을 할애한 활동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1만시간이 되지 않더라도 내가 가장 많이 해온건 뭘지. 나는 비틀즈처럼 1만시간씩 악기를 연주한적도, 코딩을 연습하지도, 운동을 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지금까지 공부했던 모든 시간을 합한다면 1만시간은 되지 않을까. 근데 이것도 수학이면 수학 화학이면 화학 이렇게 구체적이지 못해서 내가 1만시간을 공부에 투자했어요!라고 하기는 멋쩍은 부분도 있다. 내가 성공에 도달하려면 성공의 필요조건이 만시간의 노력이라면 그나마 내가 갈 분야는 공부한걸 써먹는 길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이 법칙이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나는 공부하고 싶은걸까? 공부하기 싫은 걸까? 내가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믿기에는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없다. 공부하기 싫다고 하기엔 어릴때 부터 나는 배우는 걸 좋아했고 또 곧 잘했다. 근데 이거는 수업에 국한된 이야기지 앞으로 자기 연구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한거다. 단순히 배우는 건 좋은데 능동적으로 뭘 하라고 하면 할 자신이 없다. 물론 막상 들어가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내가 너무 자신감이 없어서 실패하고 뒤처질게 두려우니까 애초부터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것 같다. 내가 나를 안믿어 주면 누가 나를 믿어주지. 지금의 나를 증명하려면 수치로 증명해야 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수치가 너무 낮은것 같으니 더 자괴감에 빠진다. 내가 좀 더 근자감이라도 있었으면. 질러보고 수습하는 성격이면 좋았을걸. 이제는 뭐라도 결정하고 뭐라도 해야지 싶다. 아니 이제 뭐라도 해야지 싶다가 아니라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것 좋아하는것, 내 적성을 찾는것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 지금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니더라도 그닥 싫지 않다 정도의 일이라도 하다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어제 교수님한테 이력서랑 자기소개서를 보냈는데 아직 답이 없다. 오케이 하실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거절당할 수도 있다. 나름 진심으로 쓴 이력서를 제출 전 읽어보니 어휘력이 딸린다. 같은 말이라도 조금 더 정제되게 쓰고 싶은데 나이먹으면서 어휘력만 떨어지는 것 같다. 나를 아는 사람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 내가 쓴 글을 보여준다는 건 발가벗는 것 같은 느낌이다. 교수님이 이력서 읽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과장해서 말하면 수치스럽기도 하다. 이런데 어떻게 취업을 하겠다. 자기소개서 쓰는 일부터가 너무 고역이고 너무너무 하기 싫은데. 근데도 다들 하고 있다는게 너무 대단하다.  내가 정말 대학원 진학을 원하느냐 하면 100% yes는 아니다. 그래도 앞으로 내가 안정적으로 살기위한 스텝이라고 여기고 있어서 몇년만 더 공부해보자 하는 심정이다.


[가치 있는 일]


가치 있는 일 = 노력&결과의 인과 관계 + 자율성 + 복잡성


대학다닐때 꿈꾸던 나의 모습은 사회에 이바지 하는 사람, 환경보호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이었다. 연구하는 직업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 나에게 물어봤다. 노력한 만큼 결과과 나오는 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고 단순하지 않은일로부터 가치있는 일을 할수 있다고 책에서 이야기 한다. 연구야 말로 너무 삼박자가 잘 맞는 일인것이다. 나만 잘 한다면 꽤 의미있는 삶이 될지도 몰라. 와튼스쿨 인생학 강의 책에서는 성공의 정의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질문하게 한다. 세권의 책 중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다. 연구원으로 사는 삶은 나에게 성공한 삶이 될 수 있을까? 사실 나는 성공에 큰 욕심이 없다. 정말로. 정말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만 벌어서 주변사람들이랑 즐겁게 살 수 있다면 나는 더 바랄게 없다.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버는게 어렵겠지만..ㅋㅋ 성공에 대해 생각해보고 성공에 이르는 과정을 꿈 꿀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성공, 행복, 가치있는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없지 바쁘지 않나. 


[사람중심]


 고등학교 3학년 때 최재천 교수님의 통섭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은 내용이 가물가물하지만 학문간 연계가 중요하다, 이런메세지를 담고 있었던 거 같다.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교수님도 최재천 교수님의 영향아래 이 책을 쓰셨다고 했는데 기억 깊은 곳에 있던 이름을 발견하니 반가웠다. 나랑 4명의 대학 동기들은 대학교 내내 꽤 잘 붙어다녔다. 자기개발과 인문학에 관심많은 5명의 공대 여학생들이었다. 우리끼리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어서 독서모임도 하곤 했는데 무슨 책을 읽었었는지 기억해보려고 노력해도 전혀 기억이 안난다. 한동안 TV만 틀면 인문학이야기를 할 때가 있었다. 나도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한때의 유행이라고 생각했는데 포노 사피엔스 책을 다시 읽으면서 결국 인문학 열풍이 한때의 유행이 아니고, 기술이든 사회든 지향하는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산업안전기사를 준비했다. 이유는? 일해보니 불편한점이 많아서. 싱크대 높이가 맞지 않아서 허리가 아프고, 철제 책상에 미묘하게 흐르는 전류 때문에 감전될까봐 무섭고 가끔씩 끓어오르는 튀김기가 터지진 않을까하는 고민들때문에.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알게 된건 수질환경기사 인강을 들을 때 였는데 같이 따놓으면 좋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일하면서 불현듯 생각이 났다. 내가 일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떠올리다가 안전을 공부하게 됐는데 이게 꽤 재밌었다. 결국 안전이 지향하는건 '사람'의 안전이니까 인간공학이라는 파트가 제일 재밌었다. 내가 원하고 재밌어 하는 건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 또 사람을 위한 연구같다. 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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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껄 이제 쓰고 싶은 얘기 반정도 썼나, 길어서 아무도 안읽을 것 같다. 누가 읽기 원해서 쓴 건 아니지만. 이제 밥먹으러 가야지 책읽으면서 노트해놨던거도 적어놓고 싶은데 내가 할까...? 한번 할 때 쭉 해야하는데. 복잡한 머릿속을 타자로 정리하면 개운한 느낌이 들지만 꽤 많은 에너지가 들어서 쉽게 노트북을 켜게 되지가 않는다. 부디 이번달 안에 쓰고 싶고 정리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 정리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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