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연극/Hedwig

211205 헤드윅 인천 (오만석, 이영미) 왜 이제야 봤는지..

Sunshine state 2021. 12. 6. 02:55


10월 말 거의 막차타고 본 헤드윅.
고등학교 때 정말 좋아했던 영화였는데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아는 언니가 보고 왔다고 얘기했는데 '아, 이건 가야한다.' 싶어서 급하게 예매해서 보고왔다.
자첫자막이 아쉬웠던 찰나에 지난달 예매했던 인천 헤드윅을 어제 보고왔다.
10월 본 공연도 정리해야지 해야지 했는데 아직 못적었다..ㅠㅠ
기억이 휘발되기전에 적고 싶어서 새벽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내 자리는 D열 좌블!
지난 공연은 충무 오블 5열 쯤 됐던것 같은데 시야는 나쁘지 않았었다.
다만 구조물에 가릴때가 조금 있었고 차안이나 위에 올라갈때 잘 안보여서 다음엔 무조건 좌블이나 중블 가야지 생각했는데 완전 대만족이다.

뒤죽박죽한 시간 순서로.. 기억에 남는대로 기록할 것이다.

- 공연장 문이 열리는 순간
좌블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건 헤드윅의 공연장 입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극 중간중간 공연장 입구의 문을 열면 토미 공연장의 조명이 나를 향해 쪼이고 조명과 나 사이에 헤드윅이 서있았다. 그 순간 주변은 캄캄해지고 마치 나와 헤드윅만 공연장에 서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나는 헤드윅의 시점에서 토미의 공연장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강렬한 조명때문에 눈이 부시기도 했지만 피하지 않았던건, 정말 내가 헤드윅이 되어 토미의 공연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엄청나게 몰입된 순간이었고 쓸쓸함, 기대, 분노, 그리움등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지금도 눈앞에 생생히 떠오른다.

- the origin of love
원래도 제일 좋아하는 넘버지만 가장 기억 남는 넘버기도하다. 그리고 왜 이제서야 오드윅을 보러 왔는가, 내 머리에 꿀밤을 쥐어박고 싶은 순간이었다^^
나름 가까운 자리라서 화면은 거의 안보고 배우님만 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았는데 VCR(?)이랑 카메라랑 겹치는 순간이었다. 그림으로 된 물방울이 떨어졌는데 그순간 카메라 화면이랑 오버랩 되면서 배우님 눈 아래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하게 연출이 됐다.
이번이 두번째 관람이라 원래 그런건지 내가 이제야 안건지 모르겠지만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후로는 계속 화면을 보았는데 표정이 너무 슬퍼 보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게 너무 통탄한데 정말 슬픈 표정이라서 울컥했다. 사실 더 감정이 격한 넘버들이 더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순간의 감정이 나에겐 가장 강렬하게 전달되었다. 극 내내 그저.. 오만석 배우님이 헤드윅 그자체인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연기이겠지만 연기를 넘어선(?) 정말 헤드윅의 감정, 슬픔이 전달 되는것 같았다. (역시 오래하셔서 그런걸까..?) 그리고 또다시 오드윅을 만나러 가리라 다짐했다.

- 배우님이 OP석까지 자주 나와주시고 사이드도 잘 살펴주셔서 가까이서 많이 본 느낌이다. 그리고 광대뼈 움직이는것 까지 보였다.. ㅎㅎ 가까운거 너무 좋아.
OP석 앞까지 나와서 위태위태하게 난간을 걷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전공연에서는 못봤던 씬 같은데, 선을 넘나드는 불안정함이 잘 표현되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 어쩌다 보니 공연내내 많이 울었는데 커튼콜할때 배우님이 '오늘 같이 웃고 울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식으로 얘기하셨는데 뭔가 굉장히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직접적인 아이컨택은 없었을지 몰라도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을 굉장히 오랜만에 받은 것 같다. 그냥.. 최근에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많아서일까, 마지막 위그인어박스때 제일 슬펐다..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하고 메세지를 보내주는것 같은 느낌. 관람중에 헤드윅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음.. 어떻게 표현해도 다 틀린것 같은데 어쨌던 헤드윅이 너무 슬퍼 보여서 힘이되주고 싶은 느낌이었는데 되려 내가 위로를 받아서 고맙고, 또 고마웠다. 변두리의 블로그에서 오드윅에게도, 배우님께도 고맙다는 말을 남겨본다..

- 그리고 노래를 너무 잘하셔서 귀호강했다.. 첫곡에 너무 좋아서 소름 돋음.. 그리고 그립톡 샀다!! 파는게 많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그립톡이라도 겟한거에 만족해야지 ㅎㅎ 그리고 나중에라도 기억 남는것들 있으면 수정해서 더 적어야지.. 성남(...)에서 봐요 오득윅🥰

 

그리고 공연보고 간단히 밥먹으로 간 삼미당

마제소바가 유명한 곳이라 마제소바를 먹으리!! 하고 갔는데 너무 추워서 국물이 땡겨서 노선을 변경했다.
메뉴는 특제 소유라멘.
적당히 느끼하고 추운날 호로록 먹기 좋았다.

지하철 타러가는 길에 본 크로플 카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낭낭해서 찍어보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