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전시

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Sunshine state 2019. 3. 26. 17:07

CJ ONE 어플 구경하다가 VIP 회원 무료초대 이벤트가 있길래 알게된 전시.​



올해 CJ VVIP가 됐는데 드디어(?) 혜택을 써본다. 전시내용도 관심있는 분야라서 점심쯤 천천히 와봤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이제 오늘은 꽤 따뜻한 편인 것 같다. 나도 니트 하나만 입고 나왔는데 춥지 않다. 이말인 즉슨 미세먼지가 엄청 심하단 얘기겠지.. 근데 오늘은 심지어 맑아보인다. 미세먼지는 나쁨이던데. 성곡미술관은 조각공원에 있는 카페가 괜찮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하필 공사중이다. 그리고 하필 내일 공사끝이다.. 내일오면 좋았을걸 아쉽다. 나중에 카페만 와보고 싶기도하다.


관람안내

전시기간 2019년 2월 22일(금) – 5월 5일(일)
전시장소 성곡미술관 전관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 오후 5시 30분 까지 입장완료
※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까지 연장개관
도슨트 평일 오후 2시, 주말 오후 2시, 4시

입장료
일반(만 19세 – 64세) 8,000원
청소년(만 13세 – 18세) 5,000원
청소년 단체(20인 이상) 3,000원
어린이(만 4세 – 12세) 3,000원
어린이 단체(20인 이상) 2,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65세이상 및 일반 단체(20인 이상) 5,000원


도착했을때 1시반 정도였는데 두시부터 도슨트가있다길래 한바퀴 휙 둘러보고 도슨트따라서 전시를 관람했다. 대충이나마 한바퀴 둘러보고 설명듣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section1. 떠나온 곳은 다르나 우리는 하나]



전시는 총 여섯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있고 첫번째 섹션은 <떠나온 곳은 다르나 우리는 하나>다.


​​
첫번째 섹션은 "숫자를 따라서" 시리즈가 대부분이다. 얼핏 귀로 듣기엔 감이 안잡히는 숫자들을 시각화했다. 그림을 확대하면 쓰레기봉지, 원자 폭탄 구름 등의 집합으로 그림이 구성되어 있는걸 볼 수 있는데 멀리서 보면 그림이지만 가까이서보면 그림의 구성요소들을 새롭게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특히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설명이 인상깊었다. 이 그림은 원자폭탄구름의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 현대 기술의 집합이었던 타이타닉 호의 침몰을 현대 기술문명의 집합이라고 할수 있는 원자력 발전, 여기서 비롯한 원자 폭탄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만큼 원자력 발전이 위험하다는 얘기겠지..?



이 설명 보면 어떤 그림인지 느낌이 올 것 같다. 전시 입장전에 여기 사진찍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사진찍어서 확대해서 보라길래 약간 읭(?)스러웠는데 무슨얘긴지 알것 같았다. 사진 확대해서 보면 디테일이 보일줄 알았는데 안보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까이서 찍어올걸 그랬다.


특히 이 작품은 맨눈으로 볼때는 모아이 석상이 안보였는데 조금 거리를 두고 카메라로 보니 확실히 석상이 보여서 인상깊었다.



그리고 영상작품이었던 만다라. 이건 좀 뜬금없다고 느껴지긴했는데 세인트 패트릭 성당이 반가워서 넣어봤다. 뉴욕에 있을때 5번가 다니면서 자주봤던 성당인데 들어가보지는 않았다.ㅋㅋ;; 들어가서 여기 스테인드 글라스를 봤다면 더 공감이 갔을텐데.

내가 처음 제대로 스테인드 글라스를 본건 파리의 사크레쾨루 대성당이다. 여기 장미창이 너무 예뻐서 다른 관광객한테 나랑 장미창 같이 찍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사진 보니 완전 망해있었던 기억이 난다. 무튼 그때 처음으로 장미창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는데 반갑다.


[section2. 멀고 가까운 숲]



Section1 부터 느낀건데 이 작가는 먼것-가까운것 과 반복되는 것을 중요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멀지만 가까운 숲에 대하여. 실제 물리적거리 뿐만 아니라 심리적거리도 포함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두작품은 실제로도 나란히 전시되어 있어서 같이 찍고 싶었는데 핸드폰 카메라의 한계다. 무튼 위는 종이봉투가 쌓여있는 모습이고 아래는 실제 숲의 모습인데 얼핏 위 사진을 보면 나무같기도 하다. 그래서 붙어 있는게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 위작품 역시 숫자를 따라서 씨리즈 중의 하나다.



굉장히 반복된 세로의 형상의 작품(?)이 많은듯. 달 그림 역시 같은 시리즈. 신용카드로 표현했다 한다.

그리고 언젠가 체코의 숲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체코의 슈마바 국립공원이라는데 이곳의 나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체코는 나한테 너무 짧고 좋은 추억이라 언젠가 조금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사라지는 곳에 대하여. 뉴질랜드에 빙하투어를 간적이 있다. 가이드가 최근 10년? 동안 빙하가 많이 녹았다고 했다. 지금 그곳은 어떻게 됐을까? 벌써 몇년이 흘렀는데 얼음이 덮여져있던 그곳은 땅이 되었을까. 환경 문제가 다큐멘터리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는걸 이렇게 가끔 상기하게 된다.

[section3. 바다로부터 온 편지]



가슴이 탁 트이는 사진들. 특히 첫번째 사진은 정말 숨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장애물하나 없는 넓은 파랑색을 본지 너무 오래됐다.



몰디브에 사는 파야씨.. 수면이 높아지는걸 표현한건가 싶었다. 이게 다른 시간대에 찍은건가 궁금했는데 배경 보니 세 사진이 다 똑같다 ㅋㅋㅋㅋ 파도치는 순간에 후다닥 찍은건가봐.



그리고 전시 중 가장 강렬하고 직접적으로 환경 문제에 경각심을 불러오는 작품은 위의 <미드웨이 : 자이어의 메세지>인 것 같다. 알바트로스 불쌍해.. 도슨트 중 가장 숙연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 순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마음에 와닿았던 글

-

애도는 슬픔이나 절망과는 다르다.
애도는 사랑과 같다.
애도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또는 이미 잃은 것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애도에 마음의 자리를 내준다면
이는 우리를 진정한 생명의 근본으로 이끌 것이다.

-

알바트로스 사진이 전시된 방 입구에 써진 글귀었다. 요새 유투브로 시바견 영상을 보고있는데 (곰이 탱이 너무 귀여워..) 약간 예전에는 없었던 동물들에 대한 유대감을 느끼는 중이다. 나는 강아지도 무섭고 고양이는 알러지 있어서 싫고 얘는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싫고 어쨌던 동물한테는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덕질을 하다보니(?) 여러 동물들을 접하게 되고 관심도 생겼는데 관심을 가지고 보니 정말 친구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더욱 알바트로스에 대한 애도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크리스 조던이 얘기한 애도는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같다. 아직도 이제 이세상에 없는 사람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슬프다. 상담선생님은 슬픔에 잠겨있을게 아니라 진심으로 애도하고 보내줘야한다고 했는데 쉽지않다. 언제쯤 미안함없이 미련없이 보낼 수 있을까. 진짜 애도는 정말 어렵다.

[section4.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아는 작품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ㅋㅋ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이건 유럽여행갔을때 정말 지겹게 봤다. 여기서도 보는구나.. 자세히 보면 해양 쓰레기로 그려졌다




얘는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아는 작품만 찍어옴ㅋㅋㅋㅋㅋㅋ) 점묘화로 유명한 그림인데 그에 맞게 동그란 플라스틱 뚜껑으로 표현해서 뭔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별이 빛나는 밤. 이건 라이터로 표현 했는데 고흐의 터치를 이렇게 표현했구나 싶었다. 점묘화는 동그라미, 고흐의 붓터치는 길다란 라이터로 표현한게 진짜 섬세하다고 느꼈다.



명화 말고도 전시된 작품들이 있었는데 이건 가까이서 보면 꽃으로 그린 그림 같다. 근데 더 자세히 보면 바비인형의 집합이고 조금 멀리서 보면 가슴모양이다. 카메라로 찍기전에는 가슴 모양인지 몰랐는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섹션에서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가까이서 못찍어서 캡쳐했는데 다른 사람 눈에도 꽃처럼 보이겠..지...?

수치를 시각화하는건 엄청 효과적인 방법인것 같다. 나 고3때 연습장 대신 아빠가 가져다 주시는 이면지에 공부하곤했는데 그걸 모아놨었다. 공부를 많이하면? 그만큼 많은 종이가 쌓이는거다. 그걸보면서 하루끝에 음 오늘 많이 공부했네 생각하며 잠드는 거다. 한 일미터쯤? 종이를 모았던거 같다. 공부한 시간을 종이로 쌓는 느낌. 시각적인게 꽤 효과가 있었던거 같다.

큰 숫자는 너무 와닿지가 않는다. 10만이든 100만이든 1000만이든 그게 그거 같은 느낌. 실제로 10만과 1000만은 100배 차이나 나는데 말이다.. 그래서 구체적 수치를 시각화한 작품들이 인상깊게 다가오는것 같다.

[section5.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

이 전시명은 "Chris Jordan : Intolerable Beauty" 인데 "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라고 번역해서 왜그랬을까 싶었는데 section 5가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이거 그대로 전시 이름으로 써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요즘 다프트 펑크의 "random access memories" 앨범을 듣고 있다. 노래를 듣다보면 가사 언제 나오지..? 싶은 노래들이 많은데 가사가 나오기전 반복되는 멜로디에 중독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단독으로는 임팩트가 없을 것 같은 한 마디가 반복되면서 규칙적 리듬을 만들고 그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느낌이다. 후크송도 비슷한 것 같다. 반복되는 것 속에서 재미를 느낀다. 그래서 한동안 후크송이 유행했나?

그림에서도 비슷한것이 반복되면 눈길이간다. 예전에 타블렛에 그림을 그리면 내가 있는 방이 내가 그린 그림으로 뒤덮이는.. 경험을 한적이 있는데 진짜 볼품없는 낙서도 반복되니까 벽지같고 예뻐보였다.

빈 페트병 더미, 쌓여있는 폐차들의 사진이 작품이 됐다. 참 아이러니한것이다. 묘하게 규칙적인 쓰레기 더미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견딜수 없는 아름다움이자 이것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너무 어려워

[section6. 알바트로스의 꿈]



작가가찍은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영화는 한시간 반짜리라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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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 도슨트시간이 맞아서 좋았던거 같다. 근데 그때는 사진을 잘 못찍어서 아쉽다. 어떤 작품을 다시 설명들었는지 가물가물..

다들 이시간에 어떻게 미술관에 오는걸까. 진짜 한가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그리고 여자가 진짜 많았다. 거의 80프로? 그점도 인상깊었고 다들 어떻게 알고 미술관 오는건지 궁금해.

그리고 "침묵의 봄" 책 읽어보고 싶다.

환경보호 하면 단체의 캠페인이나 기술혁신 같은게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나는데 예술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점. 사실 당연한건데 내가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던거 같다. 어쨌던 하나의 목표(?) 예를들면 환경보호에 있어서 다양한 접근방식이 있을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다시 얻은 오늘.



전시 보고 바로 앞의 북카페 와서 관람후기를 썼다 ㅎㅅㅎ 인물사진 모드로 찍었더니 빨대도 같이 날아가버렸어;; 여기카페 진짜 좋더라 사람들 되게 생산적인 얘기하고.. 책도 읽고 인테리어도 신기하고 햇살도 잘들고. 다시 가보고 싶다 근데 사람 진짜 많더라

이렇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가끔 햇살 좋은날 미술관 구경하고 카페에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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