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7

사진을 찍는다는 것

Sunshine state 2017. 11. 13. 10:15

 행사 후에는 항상 직캠들이 올라오기 마련인데 나는 어찌됐던 그것들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이다. 잘 찍은 영상도 있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영상들도 있다. 어제는 한 영상을 보다가 너무 영상이 흔들려서 아는 언니한테 이거 너무 멀미난다고 자꾸 멤버를 잃어버린다고 툴툴거렸다. 그 언니 반응이 예상 외였는데 맞장구 쳐줄거라 생각과는 다르게 멤버를 잃어버리고 얼마나 속상했을까 라고 얘기하는거다. 어쨌든 그 언니도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하다보니 보는사람보다는 찍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말이 바로 나온 것이겠지.


 생각해보면 행사 때 촬영을 하고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초점이 나가기도 하고 주변에서 쳐서 흔들리기도 하며 몸 상태나 하다못해 날씨에까지 영향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자주 보러 다니지는 못하지만 항상 결과물을 보면 만족한 날 보다는 아쉽고 속상한 날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 다음을 기약하고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멤버를 놓치거나 너무 많이 가려진 영상들을 보면 왜 동선을 못외웠지? 왜 자리를 저렇게 잡았지? 하고 마음속으로 불만을 가지고는 했는데 어쩌면 그건 내 오만함일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처음이 있으니까. 경험이 쌓여서 실력이 되는거니까. 만일 누가 나한테 님 잘찍지도 못하면서 왜올려요? 라고 얘기한다면 억울해서 눈 돌아갈지도 모른다. 구구절절 그 때 상황에 대해 늘어놓았겠지.


 사진이나 영상한번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내가 캠을 들게 된건 내가 보고 기록하고 싶어서였다. 데뷔 초에는 정말 올라오는게 얼마 없었으니까. 행사라도 한번 하면 무슨 멘트하는지 무대는 어땠는지 너무 궁금한테 멘트는 거의 올라오는게 없고 직캠도 노래를 두개하면 하나 올라올까 말까했으니까. 그래서 시간이 되면 가서 보고 찍고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예쁜 모습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 가끔 찍게 되었는데, 올린 건 사실 얼마 없다. 가지고 있는 노트북 사양도 별로고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줄 모른다. 그래도 배워보고 싶어서 애프터 이펙트도 깔아보고 책도 좀 봤는데 진짜 컴맹인지 이해를 못하겠더라. 이왕 올릴거면 색감도 예쁘게 보정하고 편집도 깔끔하게 해서 화질 손상 없이 올리고 싶은데 그걸 못하니 답답한거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라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별로 가능 할 것 같지는 않다.


 결론은 잘 모르겠다. 내가 보러 간다면 앞으로 몇번이나 볼 수 있을까, 지금도 캠하나 제대로 다룰 줄 몰라서 노출도 엉망이고 초점도 엉망인데 나아지려면 얼마나 걸릴까. (그래도 맨 처음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문제점을 하나하나 알아가기는 하니까) 얼른 내 생활이 안정되었으면 좋겠다. 안정되어서 마음 편히 보러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렇게 주절주절 쓰다보니 카메라 들고 행사가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금 떠올랐다. 이제는 다른 분들이 올려주시는 영상 감사합니다 하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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